데일리 브리핑
2026년 7월 8일
장중 반등(코스피 +0.82%)을 트럼프의 이란 공습 승인이 짓밟았다. 원유 +5%, 달러 급등, 코스피 −5.35%(7,246)로 마감. 삼성전자 89.4조 최대 실적 다음날에도 시장이 원하는 건 숫자가 아니라, 7월 말 빅테크의 Capex 가이던스다.
오늘의 관점
오늘 시장은 이중 충격 속에서도 한 가지 사실을 확인시켰다: 이익이 좋아도, 주가는 기대치로 움직인다. 삼성전자는 어제(7/7) 영업이익 89.4조원 — 글로벌 민간기업 분기 이익 사상 최대 — 을 발표했지만, 오늘도 −6.25% 하락했다. 이틀에 걸쳐 −13%를 잃은 셈이다. 5월 출시된 레버리지 ETF의 숏 감마, 외국인의 구조적 이탈(지분율 역대 최저권), 그리고 오늘은 트럼프가 NATO 회의 중 이란 공습을 승인하며 원유가 5% 급등한 것이 최종 방아쇠였다.
그러나 증거를 따라가면 경보를 정당화하기 어렵다. KOSPI 12개월 선행 P/E는 약 7배 —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권이다. 레거시 DRAM 3분기 제안 판가는 전분기 대비 +50~90%(메리츠), 고객사 메모리 수요 충족률은 50~60% 수준에 그친다. AI Capex가 꺾였다는 증거는 아직 하나도 없다.
지금 시장이 묻는 것은 ‘메모리가 좋은가’가 아니라 ‘이 이익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가’다. 그 답은 7월 말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메타의 2분기 실적 발표 때 Capex 가이던스로 나온다. 전략은 유안타·신한 등 국내 전략팀이 일치해 제시한 것처럼: 투매가 아닌 조건부 분할 비중 확대, 현물 코어 유지, 7,350~7,400p 저점 재확인 여부 주시다.
한편 오늘의 반등 불씨는 한국이 아닌 미국에 있었다. SK하이닉스 나스닥 ADR 수요 예측에 공모액 280억 달러(약 43조 원)의 “몇 배”에 달하는 기관 수요가 몰렸다(우리은행 Forex Daily). 이것이 장중 SK하이닉스를 +4.45% 끌어올렸다. ADR은 과밀해진 국내 수급을 글로벌로 분산시키는 구조적 통로다.
시장·매크로
오늘의 핵심 변수는 지정학이었다. 이란-미국의 “종전 MOU 중대 위반” 상호 주장 끝에 트럼프가 NATO 회의 중 이란 공습을 승인했다. 이란산 원유 제재 재개 전망에 WTI가 5% 급등하고, 미국 국채 금리도 유가 상승·아마존 대규모 회사채 발행 영향으로 10년물이 8bp 올랐다.
6월 22일 코스피 신고가(9,114p)부터 오늘까지 고점 대비 −21% 하락했다. 이 낙폭의 본질은 이익 하향이 아니다. 신한 전략팀은 같은 기간 12개월 선행 EPS가 오히려 +8% 상향됐다고 집계했다. 지수는 폭락했는데 이익 추정치는 오히려 올랐다는 뜻이다. 이것은 기초 체력의 하락이 아니라 ‘이익 지속성’에 대한 할인이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5일 누적 −10.8조원을 순매도했다(우리은행). 한국 CDS 프리미엄은 22.3bp로 안정적이고, 한국 기준금리는 2.50%로 동결 상태다.
산업·섹터
반도체 — 기록과 공포의 충돌
삼성전자 2분기 매출 171조원·영업이익 89.4조원. DS 부문 추정 영업이익 91조원. 성과급 충당금을 제외하면 수정 이익은 100~107조원 — 엔비디아 최근 분기 이익(약 82조원)을 뛰어넘는다(유안타, KB). 그런데 주가는 이틀 동안 −13% 하락했다. 셀온뉴스(sell-on-news)를 넘어 셀온레코드(sell-on-record)다.
주가 급락 원인을 증권사들은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암묵적 기대치 미달(90조 이상 예상 vs 89.4조 발표). 둘째, 외국계 IB의 메모리 조정론. 셋째, 레버리지 ETF 숏 감마와 외국인 바스켓 매도.
그러나 메리츠 산업 리포트는 정반대를 가리킨다. 대만 Nanya가 3분기 레거시 DRAM 가격을 전분기 대비 +50~90%로 제안했다. SLC NAND는 +70~100%. 공급사들이 2023~2025년에 투자를 줄인 결과, 클린룸 공간이 2027년까지 사실상 늘지 않는다. 고객사 수요 충족률은 50~60%에 불과하다.
2차전지 — LG에너지솔루션의 ‘회복 중에 만난 불확실성’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1,133억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시장 기대(2,034억원)를 하회하며 주가가 −6%대 급락했다. 미국 AMPC 2,410억원이 포함돼 있으며, 이를 제외하면 실제 영업손실은 −1,277억원이다.
구조적 방향성은 유지된다. ESS 매출이 전분기 대비 +33%로 고성장 중이고, 테슬라 아시아·유럽 판매도 강세다. 3분기 말부터 얼티엄1 공장 가동이 재개된다. 단기 ESS 팩 병목 해소가 4분기 흑자전환의 관문이다(NH투자증권 목표주가 48만원).
자동차·로보틱스 — 장중 테마의 복귀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가 FIFA 월드컵 16강전 하프타임에 등장해 외신 화제가 됐다. 장중 기아 +5.53%, 현대모비스 +4.04%, LG전자 +8.41%를 이끌었다. 휴머노이드가 뉴스가 아닌 스포츠 이벤트로 등장한 것은 상업화의 첫 신호다.
DS증권은 오늘 ‘자동차 로보틱스 아젠다 #1: 월드모델과 스마트글래스’(33p)를 발간했다. 월드모델과 스마트글래스가 휴머노이드 상업화의 다음 임계점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 HEV 비중은 2분기 19.1%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협력사 화재(안전공업·현대모비스 인도)로 인한 생산 차질이 판매를 끌어내렸다.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2.83조원(−21% YoY). 3분기 투싼 HEV 풀체인지 출시가 회복의 기점이 될 수 있다.
전자·AI 인프라 — LG전자, 단순 가전이 아니다
LG전자 2분기 영업이익 1조5,788억원(+147% YoY). 컨센서스를 57% 상회하며 장중 +8.41% 강세를 보였다. HS 사업부 영업이익률 9.7%. 구조적 변화는 세 가지다: AI 데이터센터용 냉각 수주 가시화(하반기 빅테크향), 보스턴 다이나믹스와의 로봇 학습 데이터 협력, 하반기 감속기를 활용한 서비스 로봇 출시 예정(다올투자증권 목표주가 24만원으로 상향).
항공 — 화물 서프라이즈 vs 원화 약세 여객 부담
6월 항공 화물 실적이 예상을 상회했다. 대한항공 화물 부문 강세가 지속되는 반면, 원화 약세(달러당 1,555원)로 내국인 해외여행 수요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오늘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로 유가가 급등하며 대한항공이 −2.92% 급락했다. 장기 관점에서는 화물이, 단기적으로는 유가가 변수다.
증권 — 변동성의 역설적 수혜
코스피가 −5%대 폭락하는 날, 증권주는 오히려 올랐다. 한국금융지주 +5.13%, 삼성증권 +3.55%. NH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은 각각 41p, 15p 규모의 증권 산업 리포트를 내며 ‘변동성 확대 → 거래대금 증가 → 증권사 수익 개선’ 논리를 제시했다. 이익 추정치가 꾸준히 상향되고 있는데 PBR은 여전히 업종 평균을 하회한다는 구조적 저평가 논리다.
깊게 읽을 리포트
주목 종목
주목 공시
오늘 당일 주요공시 385건 중 의미있는 자본·계약 이벤트는 위 2건으로 압축됐다. 대규모 유상증자·합병 등 임팩트 큰 공시는 없었다.
한 줄 정리
시장은 이익을 알고 있다. 모르는 것은 그 이익이 7월 말에도 살아있을지다 — 빅테크 실적 발표가 답을 낸다.
내일 볼 것:
- SK하이닉스 ADR 최종 공모가 결정(7/10 나스닥 상장 예정) — 기관 수요 확인이 외국인 매수 재개 신호가 될 수 있다
- 중동(이란) 상황 추이 — 원유 추가 상승 시 환율·금리 연쇄 부담
- 미국 FOMC 6월 의사록(오늘 밤 공개) — 금리 인하 경로 재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