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128940)
한미약품의 기술수출은 선급금까지가 실적이다. 3조 1,892억 원이 아니라 반환의무 없이 받기로 한 2,629억 원이 이번 계약의 값이며, 그 판단 근거는 회사가 스스로 공시한 실수취율 5.5%다. 2026년 8월 24일 제넨텍과 맺은 계약의 총액은 3조 1,892억 원이지만 나머지 2조 9,263억 원은 임상과 허가가 성공해야 오는 조건부 금액이고, 그 계약금조차 미국 반독점 심사를 통과해야 지급된다. 반기보고서 라이선스아웃 계약 가운데 총액과 수취액이 모두 적힌 여섯 건의 총 계약금액은 36억 4천만 달러인데 수취금액 합계는 2억 달러다. 이번 상대인 제넨텍과의 첫 계약은 2016년 벨바라페닙 9억 1천만 달러였고 10년이 지난 2026년 반기보고서에도 진행단계는 글로벌 임상 1상으로 적혀 있다. 계약금 비율도 그때 8.8%, 이번에 8.2%로 거의 같다. 실적 쪽에서는 2026년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 1,847억 원 가운데 1,147억 원이 일라이 릴리 계약금을 포함한 기술수출 수익이어서 그 몫이 62%이고, 걷어내면 7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1,120억 원에서 37.5% 줄었다. 중국 자회사 북경한미의 2분기 영업이익은 6억 원으로 전년 동기 167억 원에서 96.6% 사라졌다. 같은 날 발간된 증권사 리포트 열두 건 가운데 과거 기술이전 반환 이력을 다룬 곳은 없었고, 같은 자산에 매긴 값은 한국투자증권 2,926억 원과 NH투자증권 2조 2,810억 원으로 여덟 배 가까이 갈렸다.
이 리포트, 영상으로 보기요약
계약서에 적힌 두 숫자가 있다. 3조 1,892억 원과 2,629억 원이다. 2026년 8월 24일 한미약품이 공시한 제넨텍 기술이전 계약의 총액과 선급금이다. 시장은 앞의 숫자로 값을 매겼다. 그날 주가는 상한가로 직행했다. 뒤의 숫자는 무엇인가.
한미약품의 기술수출은 선급금까지가 실적이다. 3조 1,892억 원이 아니라 반환의무 없이 받기로 한 2,629억 원이 이번 계약의 값이며, 그 판단 근거는 회사가 스스로 공시한 실수취율 5.5%다.
▲ 8월 25일 장중에는 되돌림이 진행됐다. 이 리포트의 시세 기준일은 계약 공시 당일인 8월 24일이다.
아래 네 물음이 이후 모든 섹션에서 하나씩 답을 받는다.
총액은 3조 1,892억인데 반환의무가 없는 몫은 그중 8.2%다
공시 원문은 금액을 세 칸으로 나눠 적었다. 총 23억 500만 달러(약 3조 1,892억 원), 그중 계약금이 1억 9,000만 달러(약 2,629억 원), 나머지 21억 1,500만 달러(약 2조 9,263억 원)가 마일스톤이다. 판매가 시작되면 별도로 경상기술료를 받는다. 대상 물질은 비만 신약 후보 HM17321이고, 권리 범위는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다.
공시에는 한 줄이 더 있다. 이 계약은 미국 반독점개선법(HSR) 등의 행정 절차가 만족되어야 효력이 발효된다. 즉 그 계약금조차 아직 조건이 붙어 있다.
회사 공시에는 총액 옆에 다른 숫자가 적혀 있다
한미약품은 반기보고서에 라이선스아웃 계약 현황을 표로 싣는다. 그 표에서 총 계약금액과 수취금액이 나란히 적힌 여섯 건의 실수취율은 5.5%다.
이번 상대와의 첫 계약은 10년째 임상 1상에 있다
제넨텍은 처음 만나는 상대가 아니다. 2016년 한미약품은 항암 후보물질 벨바라페닙을 같은 회사에 넘겼고, 2026년 반기보고서에 적힌 그 계약의 진행단계는 아직 글로벌 임상 1상이다.
상반기 영업이익의 62%가 계약서 한 장이다
실적 쪽에서도 같은 구조가 보인다.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 1,847억 원 가운데 1,147억 원이 기술수출·용역 수익이다. 2025년 상반기의 같은 항목은 75억 원이었다.
값을 매길 곳은 총액이 아니라 도착한 돈이다
8월 25일 하루에만 증권사 열두 곳이 리포트를 냈다. 그런데 같은 자산에 매긴 값은 서로 여덟 배 가까이 갈려 있다. NH투자증권은 같은 임상 1상 자산의 값을 하루 만에 3,020억 원에서 2조 2,810억 원으로 7.6배 올렸고, 그 사이 공개된 임상 데이터는 한 건도 없었다.
그래서 이 리포트는 회사가 공시하는 수취금액 한 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는 법과, 그 답에 따라 이 회사의 값이 어디에 놓이는지를 적는다.
기본적 분석
회사 소개
한미약품은 2010년 7월 1일 한미사이언스의 의약품 제조·판매 부문을 인적분할해 세운 회사다. 같은 달 30일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했다. 본사는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에 있고 직원은 2,382명이다. 기업신용등급은 NICE신용평가 기준 AA0에서 한 단계 아래인 AA-이고 2025년 10월 13일 수시평가에서 안정적 등급전망을 받았다.
2026년 3월 31일 대표이사가 바뀌었다. 신임 대표 황상연 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자산운용사 대표를 지낸 자본시장 출신이다. 그가 취임한 해에 조 단위 기술이전이 두 건 나왔다.
연결 종속회사는 다섯 곳이다
- 북경한미약품유한공사 73.68% · 중국 의약품 제조·판매 · 자산 6,118억 원
- 한미정밀화학 63.00% · 원료의약품과 위탁개발생산 · 자산 1,386억 원
- Beijing Hanmi Bio-science · 북경한미가 100% 보유한 중국 연구개발 법인
- HS North America · 2025년 11월 캐나다에 세운 해외자회사 관리 법인
- Aptose Biosciences 100% · 2026년 6월 30일 편입
위 종속회사 현황은 반기보고서 상세표 기준이다.
사업 구조
회사는 연결 자회사 각각을 하나의 사업부문으로 잡아 의약품, 원료의약품, 해외의약품 세 부문으로 공시한다. 의약품은 한미약품 본체, 원료의약품은 한미정밀화학, 해외의약품은 북경한미다.
▲ 2026년 상반기 부문별 총부문수익 기준. 내부거래를 빼기 전 금액이라 합계가 연결 매출과 다르다.
이익은 세 부문에서 정반대로 움직였다
매출 비중보다 중요한 것은 이익의 방향이다. 세 부문의 2026년 2분기 단독 영업이익을 전년 같은 분기와 나란히 놓으면 그림이 갈린다.
▲ 반기보고서 부문 공시에서 1분기 누계를 빼 계산한 분기 단독 값이다. 회사가 2분기 실적발표에서 밝힌 부문별 매출과 일치한다.
의약품 부문이 세 배로 뛴 것은 기술료가 이 부문에 잡히기 때문이다. 해외의약품, 즉 북경한미는 167억 원에서 6억 원으로 줄었다. 96.6%가 사라졌다.
중국은 1분기까지 오히려 좋았다
북경한미의 2026년 1분기 영업이익은 236억 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 114억 원의 두 배가 넘었다. 무너진 것은 2분기 한 분기다. 원인은 중국의 집중구매 제도, 영문 약어로 VBP다. 이 제도는 한 번 적용되면 되돌아가지 않는다. 1분기 숫자로 안심할 수 없다는 뜻이고, 실제로 2분기 한 번에 꽂혔다.
매출채권도 함께 봐야 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북경한미의 3개월 초과 연체 채권은 2025년 말 3억 2,000만 위안에서 2026년 2월 9,000만 위안까지 줄었다가 다시 4억 3,000만 위안으로 늘었다. 회사는 3개월 초과 미회수만으로 전액 회수 불능이라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경영진이 현지 점검에 나섰다. 이 항목은 분기보고서 대손충당금 주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내 매출은 계열 유통사 한 곳을 거친다
2026년 상반기 온라인팜에 대한 매출은 4,876억 원이다. 같은 기간 내수 매출 7,114억 원의 68.5%다. 지주회사 체제에서 유통을 한 곳으로 모으는 것은 흔한 구조이지만, 국내 매출의 신용위험이 계열사 한 곳에 몰려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매출 구조
국내 매출은 처방의약품이 94.2%, 일반의약품이 5.8%다. 품목별로 보면 편중이 뚜렷하다.
| 품목군 | 2025년 상반기 | 2026년 상반기 | 증감 |
|---|---|---|---|
| 로수젯 | 752억 원 | 907억 원 | +20.6% |
| 아모잘탄 | 594억 원 | 509억 원 | -14.4% |
| 에소메졸 | 228억 원 | 222억 원 | -2.5% |
| 한미탐스캡슐·오디정 | 188억 원 | 171억 원 | -9.0% |
| 팔팔정·츄정 | 124억 원 | 116억 원 | -7.1% |
| 상위 5개 합계 | 1,887억 원 | 1,925억 원 | +2.0% |
▲ 반기보고서 주요 제품의 매출현황 표. 다섯 품목 가운데 넷이 역성장했다.
로수젯 하나만 자란다. 그것도 약가가 오른 덕이 아니다. 로수젯 10/5mg 30정의 보험약가는 21,518원에서 21,245원으로 오히려 내렸다. 매출 증가는 처방 물량이 늘어서 만들어진 것이다.
로수젯은 2년 연속 국내 급여의약품 원외처방 1위이고, 2026년 상반기 누적 처방액은 의약품 처방 통계유비스트 기준 1,209억 원으로 집계됐다. 처방액은 약국 판매가, 회사 매출은 출고가 기준이라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해외로는 2026년 5월 21일 오가논과 심혈관·호흡기 치료제 3종을 필리핀·말레이시아에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액 527억 원에 기간은 10년이다. 최근 매출의 3.4%로 규모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국내 편중을 줄이려는 방향은 읽힌다.
문제는 이 한 품목에 국내 실적이 걸려 있다는 점이다. 로수젯 907억 원은 기술료를 뺀 의약품 부문 매출 5,775억 원의 15.7%다. 후발 제약사들이 로수젯의 저용량 조합에 대해 특허 회피 심판을 청구하고 있고, 그 결과가 국내 매출의 방향을 정한다.
재무 실적
▲ 연결 매출액.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1.9%였다.
3년간 매출은 거의 제자리였다. 영업이익은 2,207억 원에서 2,578억 원으로 늘었지만 2024년에는 오히려 줄었다가 2025년에 회복한 모양이다.
기술료를 걷어내면 본업 영업이익은 줄었다
기술수출·용역 수익을 걷어내면 상반기 영업이익은 700억 원이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2025년 상반기 값 1,120억 원에서 37.5% 줄었다.
2026년 상반기: 매출총이익 5,205.0억 − 판매비와관리비 2,265.5억 − 경상개발비 1,092.1억 = 영업이익 1,847.4억. 여기서 기술수출·용역 1,146.8억을 빼면 700.6억
2025년 상반기: 같은 방식으로 4,183.4억 − 2,093.5억 − 895.3억 = 1,194.6억, 기술료 75.0억을 빼면 1,119.5억
줄어든 418.9억 원의 내역은 세 갈래다. 본업 매출총이익 50.1억 감소, 판매비와관리비 172.0억 증가, 경상개발비 196.8억 증가
여기서 읽어야 할 것은 방향이 아니라 내역이다. 줄어든 419억 원 가운데 197억 원이 연구개발비 증액이다. 본업이 무너진 것이 아니라 지출을 늘린 몫이 절반 가까이 된다. 매출총이익이 준 이유는 저마진 도입 상품이 늘어서다. 상품 매출원가는 408억 원에서 794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고, 국내 매출에서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년 만에 1.5%에서 8.3%로 올랐다.
즉 본업은 무너지지 않았지만 스스로 벌어들이는 이익은 줄고 있다. 그 자리를 기술료가 메웠다.
주주·자본 구조
최대주주는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로 41.42%를 보유한다. 국민연금이 11.87%,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이 7.72%다. 특수관계인을 합치면 50.08%이고 소액주주는 68,356명이 36.72%를 나눠 갖고 있다.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없다. 다만 계열사 한양정밀이 한미약품 주식을 교환 대상으로 한 교환사채를 두 차례 발행했다. 교환 대상 182,396주 가운데 60,748주가 이미 행사됐고 121,648주가 남아 있다. 발행주식의 0.95%다.
자기주식은 110,700주로 발행주식의 0.86%다. 2026년에 두 차례에 걸쳐 20,077주를 임직원 성과 보상으로 지급했다. 취득이나 소각은 없었다.
생산·원가·R&D
국내 생산은 경기도 화성 팔탄사업장과 평택사업장에서, 중국 생산은 북경한미에서, 원료는 한미정밀화학 시흥공장에서 이뤄진다. 2026년 상반기 내수 생산실적은 3,043억 원으로 생산능력 3,076억 원의 98.9%를 채웠다. 반면 원료의약품은 생산실적 390억 원에 생산능력 634억 원으로 가동률이 61.6%다. 이 부문이 흑자로 돌아섰다고는 해도 설비는 아직 절반 넘게 놀고 있다.
건설중인자산은 365억 원에서 716억 원으로 반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회사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500억 원 이상을 설비에 넣겠다고 밝혔다.
연결 연구개발비용은 2026년 상반기 1,255억 원이다. 매출의 14.6%다. 이 가운데 손익계산서에 비용으로 잡힌 경상개발비가 1,092억 원, 무형자산으로 올린 개발비가 92억 원, 제조경비가 56억 원이다. 개발비를 자산으로 올린 비중이 7.3%로 낮다. 이 회사의 이익은 연구개발비를 미뤄 만든 것이 아니다.
수급·오버행
최대주주 쪽이 보유한 한미약품 주식 가운데 담보나 교환사채 계약이 걸린 물량은 1,759,522주다. 발행주식의 13.73%이고 직전 보고의 12.67%에서 늘었다. 8월 12일 대량보유상황보고서의 제출 사유 자체가 담보계약 변경이었다.
| 보유자 | 상대방 | 주식수 | 대출금액 | 계약기간 | 담보유지비율 |
|---|---|---|---|---|---|
| 한미사이언스 | 신한·농협·하나·우리은행 | 750,000주 (5.85%) | 740억 원 | 해지 시까지 | 대용가의 70% |
| 신동국 | 한국증권금융 | 510,436주 (3.98%) | 1,500억 원 | 2026-09-27 | 110% |
| 신동국 | 하나증권 | 313,773주 (2.45%) | 987억 원 | 2026-09-22 | 160% |
| 신동국 | NH투자증권 | 2,917주 (0.02%) | 3.5억 원 | 해지 시까지 | 150% |
▲ 2026년 8월 12일 대량보유상황보고서의 담보계약 표. 앞서 본 한양정밀 교환사채는 뺐다.
눈에 띄는 것은 신동국의 담보다. 그가 보유한 한미약품 988,597주 가운데 827,126주, 83.7%가 담보로 잡혀 있고 대출 잔액은 2,490억 원이다. 그리고 두 건의 만기가 9월 22일과 9월 27일에 몰려 있다. 담보 유지 비율의 기준가가 계약마다 달라 공시만으로 반대매매가 촉발되는 주가를 역산할 수는 없다. 다만 만기가 한 달 안에 온다는 사실은 확정이다.
리스크
- 북경한미 회복 시점 · 중국 집중구매는 되돌아가지 않는 제도다. 2분기 영업이익 6억 원이 바닥인지 시작인지가 하반기 실적을 정한다.
- 로수젯 특허 방어 · 후발 제약사들이 저용량 조합 특허를 회피하려 심판을 청구했다. 국내 매출의 15.7%가 이 한 품목이다.
- 콜린알포세레이트 환수 소송 · 콜린알포세레이트 임상 재평가가 실패하면 건강보험 처방액을 반환해야 한다. 회사는 추정액을 환불부채로 이미 잡아두고 있고 계약무효확인 소송은 2심에 있다.
- 규제 지적 · 2026년 8월 10일 식약처가 임상시험계획 변경보고 지연과 임상시험 자료 품질관리 규정 위반으로 경고 처분을 내렸다. 영업정지 같은 중대 제재는 아니지만 임상 관리 체계에 대한 지적이다.
- 지주회사 층위의 경영권 분쟁 · 한미약품이 아니라 한미사이언스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투자포인트
이 회사를 사는 사람이 사는 것은 로수젯이 아니다. 국내 처방약 장사는 3년째 제자리이고 중국은 줄고 있다. 투자자가 베팅하는 대상은 기술이전이다. 그래서 이 섹션은 그 베팅을 회사의 전략, 지금까지의 현황, 앞으로의 전망 순으로 정면에서 본다.
전략 · 회사가 파는 것은 무엇인가
한미약품의 모델은 신약을 끝까지 개발해 파는 것이 아니다. 자체 플랫폼으로 후보물질을 만들어 초기 임상까지 끌고 간 뒤 글로벌 제약사에 권리를 넘긴다. 핵심 플랫폼은 세 가지다.
모델 자체는 합리적이다. 임상 3상은 한 품목에 수천억 원이 든다. 매출 1조 5,000억 원짜리 회사가 그 돈을 여러 품목에 동시에 댈 수는 없다. 초기에 권리를 넘겨 자금을 회수하고 다음 후보에 투입하는 구조는 이 체급에서 자연스럽다. 문제는 모델이 아니라 그 모델이 실제로 얼마를 회수해 왔는가다.
현황 · 총액 옆에 적힌 다른 숫자
공시에는 받은 돈이 따로 적혀 있다
반기보고서의 그 표에는 총 계약금액 칸과 수취금액 칸이 나란히 있다. 두 칸이 모두 숫자로 채워진 여섯 건을 옮기면 이렇다.
| 품목 | 상대방 | 계약일 | 총 계약금액 | 공시된 수취금액 | 진행단계 |
|---|---|---|---|---|---|
| 에피노페그듀타이드 | MSD | 2020-08-04 | 8억 7,000만 달러 | 2,400만 달러 | 글로벌 임상 2상 |
| 벨바라페닙 | 제넨텍 | 2016-09-28 | 9억 1,000만 달러 | 8,000만 달러 | 글로벌 임상 1상 |
| 투스페티닙 | 앱토즈 | 2021-11-04 | 4억 2,000만 달러 | 1,250만 달러 | 임상 1/2상 |
| 루미네이트 | 어퍼메드 | 2021-12-31 | 1억 4,500만 달러 | 600만 달러 | 중국 임상 3상 |
| 엔서퀴다 | 길리어드·헬스호프파마 | 2025-09-29 | 3,450만 달러 | 250만 달러 | 비공개 |
| 소네페글루타이드 | 일라이 릴리 | 2026-05-31 | 12억 6,000만 달러 | 7,500만 달러 | 글로벌 임상 2상 |
| 합계 | 36억 4,000만 달러 | 2억 달러 | 5.5% | ||
▲ 2026년 반기보고서 라이선스아웃 계약 표에서 총액과 수취액이 모두 숫자로 적힌 여섯 건만 옮겼다.롤베돈·포지오티닙·오라스커버리·포셀티닙은 두 칸 중 하나가 비공개라 뺐다.
여기서 공정하게 짚어야 할 것이 둘 있다. 첫째, 이 표의 수취금액은 하한이다. 벨바라페닙은 계약금만 적혀 있고 마일스톤은 비공개라 실제 수령액이 더 클 수 있다. 둘째, 낮은 비율 자체가 실패의 증거는 아니다. 마일스톤은 뒤쪽 단계에 몰려 있고 이 계약들은 대부분 아직 1상과 2상에 있다. 지금 낮은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 물어야 할 것은 비율의 절대값이 아니라 그 비율이 시간이 지나면 올라가는가다. 그 답이 다음 항목에 있다.
제넨텍은 처음이 아니다
위 표의 두 번째 줄이 HM17321 계약의 상대다. 2016년 9월 28일에 맺은 그 계약의 2026년 6월 말 기준 진행단계는 글로벌 임상 1상이다. 10년이 지나는 동안 단계가 한 칸도 올라가지 않았다.
여기에도 관례를 병기해야 한다. 벨바라페닙이 겨냥한 RAF 계열은 개발이 까다로운 표적이라, 이 약이 못 나아간 것을 한미약품의 실행력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다만 같은 보고서가 경쟁 제품으로 적어둔 두 약 가운데 하나는 2024년에 이미 출시됐고 다른 하나는 임상 3상에 있다. 표적이 어렵다는 설명만으로 10년을 다 채우지는 못한다.
더 봐야 할 대목이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제넨텍은 2024년 초 벨바라페닙 개발을 사실상 중단했고, 한미약품은 2026년 1월 국내에서 흑색종 병용 임상 2상 계획을 독자적으로 승인받아 자체 스폰서로 시험을 시작했다. 회사는 계약 해지나 물질 반환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리하면, 이번에 3조 원짜리 계약서를 다시 쓴 두 회사 사이에는 개발이 멈춘 첫 계약이 아직 남아 있다.
- 총 계약금액 9억 1,000만 달러
- 계약금 8,000만 달러 · 비율 8.8%
- 2026년 6월 진행단계 글로벌 임상 1상
- 총 계약금액 23억 500만 달러
- 계약금 1억 9,000만 달러 · 비율 8.2%
- 현재 진행단계 미국 임상 1상
같은 상대와 10년 간격으로 맺은 두 계약인데, 계약금이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거의 같다.
결말이 난 계약들은 어떻게 끝났나
위 표는 살아 있는 계약만 담는다. 반환되거나 종결된 계약은 표에서 사라진다. 그 사라진 것들을 시간 순으로 늘어놓으면 이 회사의 11년이 보인다.
▲ 공시와 언론 보도를 시간 순으로 배열했다.
여기서 오해를 막아야 한다. 반환은 손해가 아니다. 사노피 계약에서 한미약품은 받은 계약금 4억 유로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돌려주고 약 2,643억 원을 남겼다. 얀센과 베링거인겔하임, 일라이 릴리에서 받은 계약금도 그대로 회사 것이다. 누적으로 따지면 한미약품이 기술이전으로 받아 지킨 돈은 8억 달러가 넘는다. 적은 돈이 아니다.
문제는 그 돈이 거의 전부 계약 시점의 계약금이라는 점이다. 약이 팔려서 들어온 돈은 롤베돈 하나뿐이고 로열티 요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같은 값을 받는 회사는 다르게 받고 있다
비교 대상이 하나 있다. 유한양행이다. 8월 24일 종가 기준 주가수익비율이 31.9배와 28.8배로 비슷한 구간에 있어, 시장은 두 회사에 엇비슷한 값을 매기고 있다. 그런데 돈이 들어온 방식이 다르다.
| 구분 | 유한양행 렉라자 한 건 | 한미약품 살아 있는 여섯 건 |
|---|---|---|
| 누적 수령액 | 3억 달러 | 2억 달러 |
| 계약금이 차지하는 비중 | 5,000만 달러 · 17% | 대부분 |
| 돈이 들어온 횟수 | 7회 (계약금 1회 + 마일스톤 6회) | 대부분 계약 시점 1회 |
| 판매 연동 로열티 | 병용요법 2026년 상반기 매출 5억 4,600만 달러에 연동 | 롤베돈 2025년 미국 매출 6,820만 달러에 연동 |
▲ 렉라자 마일스톤 수령 내역은 언론 보도 기준이고, 한미약품 수치는 반기보고서 공시 기준이다.
한미약품이 더 적게 받은 것이 아니다. 누적 금액만 보면 오히려 많다. 다만 한미약품의 8억 달러는 11년 동안 열한 건에 걸친 계약금 묶음이고, 유한양행의 3억 달러는 한 약이 미국·일본·중국·유럽에서 차례로 팔리기 시작하며 여섯 번에 나눠 들어온 돈이다. 그리고 지금도 들어오고 있다.
전망 · 이번에는 무엇이 달라야 하는가
그래서 2026년의 두 계약이 과거와 다르려면 무엇이 참이어야 하는가. 세 가지다.
- 상대의 전략적 필요가 진짜여야 한다. 로슈가 돌리는 비만 후보 넷은 모두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가 먼저 간 계열의 후속이라, 차별화 카드가 필요했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있다. 반대 증거도 있다. 마이오스타틴 항체 에무그로바트가 2026년 초 신경근육질환 임상에서 실패했으니, HM17321은 로슈의 두 번째 근육 베팅이다.
- 계약이 실제로 발효돼야 한다. 미국 반독점 심사가 남아 있고, 9월에서 10월 사이에 1차 결론이 난다.
- 수취금액 칸이 움직여야 한다. 이것이 유일하게 깨끗한 확인 방법이다. 다음 분기보고서와 사업보고서의 라이선스아웃 표에서 MSD 2,400만 달러, 앱토즈 1,250만 달러, 어퍼메드 600만 달러, 일라이 릴리 7,500만 달러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늘어나면 이 판단은 뒤집힌다.
넘길 물건은 아직 남아 있다
이 모델이 이어지려면 넘길 물건이 계속 나와야 한다. 회사가 공개한 파이프라인 28건 가운데 비만·대사 영역은 세 층으로 쌓여 있다.
층의 순서와 값의 순서가 반대다. 가장 뒤에 있는 CRFR2 계열 물질이 가장 비싸게 팔렸다. 빅파마가 값을 매기는 기준이 개발 진도가 아니라 기전의 새로움에 있다는 뜻이다.
비만 밖에도 넘길 물건은 있다.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을 겨냥한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가 2026년 하반기 시험 종료를 앞두고 있고(이 병은 영문 약어로 MASH라 불린다), 태어날 때부터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는 희귀질환을 겨냥한 에페거글루카곤은 2026년 2월 미국에서 혁신치료제 지정을 받았다. 릴리에 넘긴 소네페글루타이드도 단장증후군 치료제로, 장 점막을 자라게 하는 호르몬 GLP-2를 흉내 낸다. 미국·유럽·한국에서 모두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아둔 상태였다.
기술이전 상대를 사들인 건
2026년 6월 30일 한미약품은 2021년 투스페티닙을 넘겼던 캐나다 앱토즈의 지분 100%를 확보했다. 파트너가 자금난에 빠지자 권리를 되찾기 위해 회사를 통째로 샀다.
공시상 총이전대가는 126억 원이고, 취득한 순자산은 마이너스 24억 원이었다. 영업권 150억 원이 새로 생겼다. 전기말 영업권은 0원이었다. 회사는 이 금액이 독립 가치평가 미완료로 잠정이며 1년 안에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언론은 대여금을 포함해 700억 원가량이 들어갔다고 보도했는데, 공시는 기존 대여금을 손실충당금 차감 후 57억 원만 정산에 반영했다. 대여금 상당액이 이미 손상 처리됐다는 뜻이다.
투자 원칙 검증
기술트렌드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24년 252억 9,700만 달러에서 2025년 460억 7,000만 달러로 82% 커졌다. 그중 미국이 412억 7,000만 달러로 약 90%를 차지한다. 한국 시장은 같은 기간 약 2,400억 원에서 5,700억 원으로 137% 늘어 상위 10개국 가운데 성장률 1위, 규모 5위가 됐다.
다만 이 시장의 97%를 두 제품이 가져간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다. 국내 처방에서도 마운자로 최저용량이 위고비 최저용량의 약 19.6배로 나간다.
2026년의 판 변화는 먹는 약과 근육이다
2025년 12월 노보 노디스크의 먹는 세마글루타이드가 미국 허가를 받아 2026년 1월 출시됐고, 일라이 릴리의 먹는 저분자 오포글리프론이 2026년 2분기 미국 출시를 목표로 한다. 주사 시장은 이미 잠겼고 먹는 약으로 문턱이 한 번 더 올라갔다.
그래서 후발주자가 비집고 들어갈 자리는 감량 폭이 아니라 기존 약의 빈틈이다. 대표적인 빈틈이 근손실이다. GLP-1 계열로 살을 빼면 지방만 빠지는 것이 아니라 제지방량도 함께 줄어든다. 이번에 제넨텍이 사간 HM17321이 겨냥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경쟁의 다음 판은 이미 벌어져 있다. 일라이 릴리의 레타트루타이드는 이미 임상 3상에 있고, 로슈는 네 개의 후보를 돌리고 있다. GLP-1과 GIP를 함께 자극하는 에니세파타이드와 아밀린 계열의 페트렐린타이드가 임상 3상, 먹는 GLP-1인 CT-996과 근육을 지키는 에무그로바트가 임상 2상이다.
기술경쟁력
▲ 시장 규모는 IQVIA 집계를 인용한 언론 보도 기준이고 계약금은 공시 기준이다.
HM17321이 속한 계열은 아직 아무도 검증하지 못했다
HM17321은 UCN2 유사체다. 이 계열로 허가받은 약은 세계에 아직 없다. 경쟁 물질도 셋 다 임상 1상에 있다.
| 회사 | 물질 | 단계 | 대상자 | 데이터 공개 예정 |
|---|---|---|---|---|
| 한미약품 | HM17321 | 임상 1상 (단회투여 종료, 반복투여 진행) | 건강인 40명 + 비만 50명 | 2027년 3월 1차 완료 |
| Gubra | GUB-UCN2 | 임상 1/2a상 | 건강인·비만·제2형 당뇨 188명 | 2027년 상반기 단회투여 결과 |
| Corteria | COR-1389 | 임상 1상 | 비공개 | 2027년 9월 종료 전망 |
▲ 각 사 공개 자료와 임상등록부를 정리한 증권사 리포트를 옮겼다. 한미약품이 6개월가량 앞서 있다.
여기에 검증이 어려워진 사정이 하나 겹친다. 권리가 제넨텍으로 넘어가면서 임상 1상 데이터를 공개할지 여부도 제넨텍이 정한다. 공개되지 않으면 투자자는 이 약의 실제 성적을 볼 방법이 없다. 그때는 경쟁사 Gubra가 2027년 상반기에 내놓을 결과가 이 계열 전체를 가늠하는 간접 통로가 된다.
국내에서는 선두, 글로벌에서는 추격자
국내 비만 신약 경쟁에서 한미약품은 유일하게 허가 심사 단계에 있는 자체 신약을 갖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25년 11월 식약처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12월 허가를 신청했고 2026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한다. 동아에스티 자회사가 글로벌 1상을 돌리고 있고 대웅제약과 유한양행은 제형 개량 단계다.
다만 효능은 냉정하게 봐야 한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40주 평균 체중감소율은 9.75%다. 세마글루타이드의 약 14.9%, 터제파타이드의 최대 약 20.9%에 못 미친다. 회사가 내세우는 축은 감량 폭이 아니라 위장관 부작용 완화와 심혈관·신장 보호, 그리고 가격 접근성이다. 이 약을 위고비급이라고 쓰면 사실과 다르다.
- UCN2 계열 개발 단계에서 세계 선두라는 주장은 사실이다. 경쟁 두 곳도 1상이고 한미가 앞선다
- 2026년 두 건의 계약금 3,758억 원은 반환의무 없는 확정 금액이다
- 국내에서 유일하게 허가 심사 단계 자체 비만 신약을 보유한 것도 사실이다
- 3조 2,000억이라는 헤드라인은 마일스톤을 모두 달성했을 때의 값이다. 확정분은 8.2%다
-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글로벌 경쟁 제품과 같은 급으로 놓는 서술. 감량 폭은 3분의 2 수준이다
- 일부 매체가 전한 랩스커버리 기술료의 지주회사 배분은 공시로 확인되지 않는다
- 같은 상대와의 첫 계약이 10년째 임상 1상이라는 사실. 8월 25일 리포트 열두 건 중 언급 0건
- MSD 임상 2b상 결과가 2025년 12월 종료 후 8개월째 공개되지 않고 있다
- 최대주주 쪽 담보 2,490억 원의 만기가 9월 22일과 27일에 몰려 있다
트랙레코드
기술이전 이력은 앞 섹션의 연표에 있다. 여기서는 숫자로만 다시 정리한다. 2015년 이후 맺은 글로벌 기술이전 가운데 결말이 난 다섯 건은 모두 반환으로 끝났다. 베링거인겔하임 2016년, 자이랩 2018년, 얀센 2019년, 일라이 릴리 2019년, 사노피 2020년이다. 다섯 건 모두에서 계약금은 남았고 마일스톤은 오지 않았다.
같은 기간의 성공 사례도 하나 있다. 롤베돈이다. 2012년 스펙트럼에 넘긴 호중구감소증 치료제가 2022년 9월 미국 허가를 받아 10월 출시됐고 2025년 미국 순매출 6,82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계약 상대는 스펙트럼에서 어썰티오로, 다시 인도 자이더스로 두 번 바뀌었다.
본업 쪽 트랙레코드는 다르다. 로수젯은 2024년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전문의약품 가운데 처음으로 연간 원외처방액 2,000억 원을 넘겼다. 이 회사는 약을 만들어 파는 일 자체는 잘한다.
기업신뢰도
2025년 3월 5일 회사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그 안의 약속들을 지금 시점에서 대조하면 이렇다.
| 약속 | 목표 | 2026년 8월 현재 | 판정 |
|---|---|---|---|
| 주당배당금 증액 | 2027년까지 2023년 대비 200% (500원에서 1,500원) | 2025년 이미 2,000원 지급 | 조기 초과 달성 |
| 최소 배당성향 | 10% 이상 | 2025년 연결 배당성향 14.6% | 충족 |
| 주주환원율 | 2025년부터 2027년까지 25% 이상 | 2025년 배당 253.8억 원 나누기 별도 순이익 1,279.8억 원 = 19.8%. 자기주식 취득·소각 없음 | 미달 |
| 연구개발비 비중 | 연결 기준 15% 이상으로 점진 증액 | 2026년 상반기 연결 14.6% (별도 15.0%) | 연결 기준 미달 |
| 매출 목표 | 2027년 2조 3,000억 원 · 영업이익 3,800억 원 | 증권가 2027년 컨센서스 매출 1조 7,690억 원 · 영업이익 2,881억 원 | 시장은 23% 낮게 본다 |
▲ 2025년 3월 5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공시·컨센서스를 대조했다. 배당은 앞서갔고 자사주와 매출 목표는 뒤처져 있다.
회사가 한 말과 공시가 어긋나는 대목도 하나 짚어둔다. 회사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영업이익 116.9% 증가의 사유를 “기술이전 계약금 일시 인식 및 국내 의약품 사업 성장 강화”라고 적었다. 국내 매출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 문장만으로는 이익 증가의 성격이 잡히지 않는다.
한 가지는 확인해 봤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일부 매체는 랩스커버리 원천 특허를 지주회사가 상당 부분 보유해 기술료가 나뉜다고 보도했다. 반기보고서 특수관계자 거래 주석을 열어 보면 기술수출 수익이 75억 원에서 1,147억 원으로 15배 늘어난 기간에 한미사이언스에 지급한 기타비용은 373억 원에서 446억 원으로 19.4% 늘었을 뿐이다. 기술료에 연동된 배분이라면 이 정도로 설명되지 않는다.
지배구조에는 별도의 불확실성이 있다. 다만 그 무대는 한미약품이 아니라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다. 2026년 8월 6일 법원이 신동국이 임주현을 상대로 낸 주식 100억 원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였고, 2026년 10월 1일에는 위약벌 600억 원을 둘러싼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재무안전성
재무는 이 리포트에서 가장 걱정이 없는 항목이다. 부채비율은 2023년 말 72.6%에서 2026년 6월 말 46.9%로 내려왔다. 여기서 재는 것은 부채총계다. 이자를 무는 총차입금만 따로 보면 4,081억 원인데 현금성 자산 4,170억 원이 그보다 많아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89억 원, 즉 순현금이다. 이자보상배율은 27배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6년 상반기 2,164억 원으로 영업이익 1,847억 원보다 많다. 릴리 계약금이 장부만이 아니라 현금으로도 들어왔다는 뜻이다. 다만 한 항목은 추적이 필요하다. 재고자산이 3,385억 원에서 4,106억 원으로 반년 만에 721억 원 늘었다. 매출이 제자리인데 재고가 21% 늘어난 것은 다음 분기 현금흐름을 갉는 요인이다.
이 회사는 현금이 마르는 종류의 바이오 기업이 아니다. 영업으로 현금을 벌고 순현금을 들고 있으므로 현금 소진 기간을 따지는 계산은 적용하지 않는다.
밸류에이션
같은 날 같은 자산에 두 개의 값이 매겨졌다
8월 25일에 나온 리포트 열두 건의 목표주가는 61만 원에서 81만 원, 중앙값 71만 5,000원이다. 열 곳이 올렸고 삼성증권만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내렸다. 겉으로는 합의처럼 보인다. 안을 열면 다르다.
한국투자증권은 HM17321의 잔여 마일스톤 2조 9,263억 원에 임상 1상 단계의 신약승인확률 10%를 적용해 2,926억 원만 반영했고 경상기술료 가치는 아예 빼뒀다. NH투자증권은 2046년 매출 79억 달러를 전제로 2조 2,810억 원을 매겼다. 같은 자산에 7.8배 차이다.
더 이상한 것은 그다음이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에서는 방향이 뒤집혀 한국투자증권 2조 3,340억 원, NH투자증권 3,740억 원으로 6.2배 갈린다. 그런데 파이프라인 가치 합계는 4조 3,280억 원과 4조 1,420억 원으로 4% 차이고, 목표주가는 81만 원과 76만 원으로 6% 차이다. 개별 자산에서 여섯 배, 여덟 배씩 어긋난 값들이 합계에서는 붙는다.
NH투자증권의 직전 리포트와 나란히 놓으면 더 뚜렷해진다. 8월 24일 이전 같은 자산의 값은 3,020억 원이었다. 하루 뒤 2조 2,810억 원이 됐다. 7.6배다. 임상 단계는 그대로 1상이고 그 사이 공개된 데이터는 없었다. 바뀐 것은 로슈가 샀다는 사실 하나다. 목표주가도 57만 원에서 76만 원이 됐다.
값을 어디에 기대는지도 갈린다. DS투자증권은 2023년 일라이 릴리가 근육 보존 항체 비마그루맙을 확보하려 개발사를 최대 19억 2,500만 달러에 인수한 사례를 기준으로 삼고, HM17321이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을 반영해 절반을 깎아 1조 3,315억 원을 매겼다. 같은 자산에 한국투자증권은 마일스톤에 확률을 곱했고 NH투자증권은 20년 뒤 매출을 추정했다. 세 곳이 서로 다른 종류의 자를 쓰고 있다.
2026년 이익 추정도 갈려 있다
| 하우스 | 2026년 영업이익 추정 | 제넨텍 계약금 처리 |
|---|---|---|
| 미래에셋증권 | 2,930억 원 | 미반영 |
| 시장 컨센서스 | 2,979억 원 | 미반영 |
| 메리츠증권 | 추정 유보 | 인식 일정 미정이라 미반영이라고 명시 |
| DS투자증권 | 4,060억 원 | 반영 |
| 한국투자증권 | 5,781억 원 | 4분기에 전액 일시 인식 가정 |
▲ 최저와 최고의 차이 2,851억 원은 제넨텍 계약금과 거의 같다. 증권가는 이 돈이 언제 실적이 되는지에 합의하지 못했다.
이 약이 허가까지 갈 확률
기준값: 임상 1상에서 2상으로 넘어갈 확률 65% (전체 평균)
조정: 이 계열로 허가된 약이 없다 −5%p · 환자를 선별하지 않는 시험 −3%p · 패스트트랙 지정 없음 0%p · 2상부터 로슈가 전담 +5%p
2상 진입 확률 62% · 여기에 2상에서 3상 40%, 3상에서 허가 65%를 곱하면 허가까지 약 16%
한국투자증권이 쓴 신약승인확률 10%는 이 계산과 같은 눈금이고, NH투자증권이 전제한 2046년 매출은 다른 눈금이다
비교군은 무엇을 말하나
| 종목 | 시가총액 | 주가수익비율 | 주가순자산비율 | 주당순이익 |
|---|---|---|---|---|
| 한미약품 | 6조 9,179억 원 | 31.87배 | 4.88배 | 16,942원 |
| 유한양행 | 6조 7,143억 원 | 28.80배 | 2.64배 | 2,927원 |
| GC녹십자 | 1조 5,228억 원 | 적자 | 1.21배 | -1,189원 |
| 대웅제약 | 1조 4,436억 원 | 7.39배 | 1.35배 | 16,871원 |
| HK이노엔 | 1조 2,507억 원 | 14.85배 | 0.94배 | 2,973원 |
| 종근당 | 9,538억 원 | 12.14배 | 0.89배 | 5,691원 |
| 보령 | 7,721억 원 | 6.40배 | 0.87배 | 1,406원 |
| 동아에스티 | 3,687억 원 | 42.68배 | 0.56배 | 888원 |
▲ 2026년 8월 24일 종가로 여덟 종목의 잣대를 맞췄다. 주가수익비율과 주가순자산비율은 각 종목의 주당순이익·주당순자산으로 직접 계산했다.
국내 전통 제약사 여섯 곳의 주가순자산비율은 0.56배에서 1.35배 사이다. 한미약품은 4.88배로 유일하게 4배를 넘는다. 유한양행 2.64배와 비교해도 1.85배다. 이 격차가 곧 시장이 파이프라인에 매긴 값이다. 반기말 확정 자본으로 다시 계산하면 주당순자산은 109,578원이고 8월 24일 종가 기준 주가순자산 비율은 4.93배가 된다.
이 리포트는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는다. 파이프라인 가치가 목표주가의 34%에서 45%를 차지하는데 그 개별 산정이 방금 본 것처럼 어긋나 있기 때문이다. 대신 확인 가능한 것만 적는다. 영업가치만 보면 두 하우스가 5조 2,000억 원에서 6조 2,000억 원으로 잡았고, 이는 주당 42만 원에서 50만 원 구간이다.
리스크
- 미국 반독점 심사 · 제넨텍 계약은 심사를 통과해야 발효된다. 지연되거나 조건이 붙으면 계약금 인식 시점부터 밀린다.
- MSD 데이터 침묵 · 에피노페그듀타이드 임상 2b상은 2025년 12월 29일 종료됐는데 8개월째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다. 머크 공식 파이프라인 표기는 2026년 8월 5일 기준 여전히 2상이다.
- 임상 데이터 비공개 · HM17321 1상 결과를 제넨텍이 공개하지 않으면 투자자가 이 자산을 재평가할 근거가 사라진다.
- 담보 만기 · 앞서 본 최대주주 쪽 담보대출의 만기가 9월 22일과 27일이다.
- 중국 · 북경한미 2분기 영업이익 6억 원이 회복되지 않으면 연간 이익이 그만큼 빈다.
투자 원칙 검증 · 한 줄 정리
한미약품은 국내 처방약 시장에서 원외처방 1위를 지키는 회사이고, 2026년에만 글로벌 제약사 두 곳에서 계약금 3,758억 원을 받아냈다. 반환의무가 없는 확정 현금이고 2025년 연간 영업이익보다 크다. 그런데 회사가 스스로 공시하는 표의 실수취율은 5.5%이고, 이번 계약 상대인 제넨텍과의 첫 계약은 10년째 임상 1상에 머물러 있으며, 상반기 영업이익의 62%가 계약서 한 장이다.
네 기준의 채점 결과
| 기준 | 판정 | 뒤집히는 조건 | 확인 시점 |
|---|---|---|---|
| 계약 총액 가운데 실제로 도착한 돈은 얼마인가 | 총액과 수취액이 모두 공개된 여섯 건에서 5.5%다. 대부분이 계약 시점 계약금이다 | 다음 정기보고서 라이선스아웃 표의 수취금액 칸이 늘어나면 뒤집힌다 | 2026년 11월 3분기보고서, 2027년 3월 사업보고서 |
| 이번 상대와의 첫 계약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 2016년 벨바라페닙 계약은 2026년 6월 기준 글로벌 임상 1상이다. 계약금 비율은 그때 8.8%, 이번에 8.2%다 | 벨바라페닙이 글로벌 2상으로 올라가거나 HM17321이 2상에 진입하면 뒤집힌다 | 임상등록부 신규 등록과 로슈 분기 파이프라인 표기 |
| 기술료를 빼면 본업은 늘었는가 줄었는가 | 1,120억 원에서 700억 원으로 줄었다. 다만 줄어든 419억 원 가운데 197억 원은 연구개발비 증액 이다 | 3분기에 기술료를 뺀 영업이익이 전년 수준으로 돌아오면 뒤집힌다 | 2026년 10월 말 잠정실적, 11월 3분기보고서 |
| 같은 자산에 증권가는 같은 값을 매기고 있는가 | 아니다. HM17321에 2,926억 원과 2조 2,810억 원, 에피노페그듀타이드에 2조 3,340억 원과 3,740억 원으로 갈렸는데 합계와 목표주가는 붙어 있다 | 임상 데이터가 공개돼 산정 근거가 좁혀지면 뒤집힌다 | 2027년 3월 HM17321 1상 1차 완료, 2027년 상반기 경쟁사 결과 |
▲ 요약에서 선포한 네 기준을 본문 검증 결과로 닫은 표다. 판정과 뒤집히는 조건은 모두 공시나 임상등록부로 확인할 수 있는 항목으로만 적었다.
확인할 날짜는 정해져 있다
핵심 가정 체크리스트
- 제넨텍 계약이 예정대로 발효된다. 무너지면 2,629억 원의 인식 시점이 밀리고, 이미 계약금을 반영한 추정치는 전부 다시 계산된다.
- 북경한미의 2분기가 바닥이다. 무너지면 연간 영업이익에서 300억 원 안팎이 더 사라진다.
- 로수젯의 저용량 특허가 지켜진다. 무너지면 국내 매출의 15.7%를 만드는 품목이 흔들 린다.
- 에페글레나타이드가 2026년 하반기에 출시된다. 무너지면 본업 성장의 유일한 신규 동력이 늦춰진다.
- HM17321을 비롯한 기술이전 계약이 이번에는 마일스톤 단계까지 간다. 이것이 이 리포트의 판단 전체가 걸린 가정이고, 확인 방법은 정기보고서의 수취금액 한 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