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가켐바이오 (141080)
시가총액 4조 1,055억 원을 떠받치는 것은 15건, 공개 총액 9조 6,577억 원의 기술이전 계약 장부다. 그런데 2026년 3월 말 재무상태표에 그 계약이 남긴 잔액은 96억 원이고, 임상 레지스트리에서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ADC 시험은 전부 1상이다. 유일한 3상은 2023년 8월 이후 갱신이 끊겼고 J&J·오노·암젠이 스폰서로 등록한 시험은 한 건도 없다. 2026년 7월 5,000억 원을 조달하며 회사가 내건 용도는 후기 임상 자체 수행이었다.
요약
이 회사가 20년간 판 것은 약이 아니라 권리다. 2006년 설립, 2013년 코스닥 상장. 지금까지 시판 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하나도 없다. 대신 사업보고서에 적힌 라이선스아웃 계약은 15건이고, 공개된 계약금액만 더하면 9조 6,577억 원이다. 상대는 Janssen, ONO PHARMACEUTICAL, AMGEN 같은 이름들이다. 시가총액 4조 1,055억 원은 사실상 이 장부 하나를 담보로 매겨진 값이다.
그런데 그 장부가 재무제표에 남긴 잔액은 96억 원이다. 계약부채는 2024년 말 738.9억에서 2025년 말 238.3억, 2026년 3월 말 95.5억으로 줄었다. 2024년 1월 Janssen에서 일시에 받은 반환 조건 없는 계약금 1억 달러(약 1,304억 원)가 매출로 다 옮겨간 결과다. 9조 6,577억 원은 마일스톤을 전부 달성했을 때의 최대치이고, 손에 쥔 것으로 확인되는 금액은 자릿수가 다르다.
임상 레지스트리를 열면 그림이 더 선명해진다. 세계 임상시험 등록소 ClinicalTrials.gov에서 이 회사 기술이 들어간 ADC 시험은 9건이다. 이 중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시험은 전부 임상 1상 또는 1/2상이다. 유일한 3상인 중국 파트너의 HER2 과제는 2023년 8월 이후 정보 제출이 끊겨 상태가 미확인으로 표시돼 있고, 1차 완료 예정일이 이미 1년 넘게 지났다. 그리고 Janssen과 ONO, AMGEN이 스폰서로 등록한 시험은 한 건도 없다. 계약 규모가 파트너의 임상 실행으로 이어졌다는 증거를 공개 자료에서는 찾을 수 없다.
2026년 7월, 회사는 5,000억 원을 조달했다. 국민성장펀드가 한국산업은행을 통해 2,500억, 최대주주가 1,250억, 나머지 기관이 1,250억을 넣었다. 전액이 운영자금이고, 회사가 밝힌 용도는 핵심 파이프라인의 후기 임상과 상업화를 직접 추진할 기반 확보다. 남에게 팔아 개발을 맡기는 모델만으로는 가치가 실현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회사가 먼저 인정한 셈이다.
지금 이 주식이 묻는 질문은 플랫폼이 좋은가가 아니다. 링커 기술이 안전성 면에서 차별적이라는 근거는 세 개 임상 프로그램에서 일관되게 나오고 있다. 질문은 다른 데 있다. 계약을 파는 회사가 처음으로 자기 돈과 자기 손으로 후기 임상을 완주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전환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주주가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2026년 12월 두 학회의 데이터와 2027년 1월 Janssen 옵션 기한이 그 답을 앞당겨 보여준다.
기본적 분석
회사 소개
주식회사 리가켐 바이오사이언스. 2006년 5월 2일 설립, 2013년 5월 10일 코스닥 상장. 본사는 대전 유성구 둔곡동이고, 2025년 말 기준 임직원 180명 중 177명이 신약연구개발 부문에 속한다. 회사가 홈페이지에 적어 둔 인원은 199명이고 이 중 연구개발 인력 158명, 박사 70명이다. 창업 이래 경영이념은 오직 신약만이 살 길이다 한 줄이다.
2024년 3월, 회사의 주인이 바뀌었다. 오리온그룹이 지분 25.73%를 5,485억 원에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고, 이 중 약 4,700억 원이 신주 대금으로 회사에 직접 들어왔다. 같은 달 사명도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에서 지금 이름으로 바꿨다. 실제 지분을 들고 있는 것은 오리온의 홍콩 종속회사 PAN ORION Corp. Limited다.
2026년에는 사람도 바뀌었다. 4월 29일 이사회에서 20년간 대표이사였던 창업자 김용주가 사임하고 회장으로 올라갔고, 공동창업자이자 경영관리를 총괄하던 박세진 사장이 5월 2일자로 신임 대표이사가 됐다. 연구개발은 채제욱 최고기술책임자가 총괄한다. 2024년 이후 영입된 임원들의 이력이 방향을 말해준다. ImmunoGen 출신 최고의학책임자, 루닛 출신 중개연구센터장, MSD 출신 신약연구소장. 모두 임상 개발과 중개연구 쪽이다.
사업 구조
사업은 둘로 나뉜다. 하나는 신약연구개발이고, 다른 하나는 수도권 외과수술 전문병원 두 곳에 치료재료와 의료기기를 납품하는 의약사업부문이다. 후자는 2025년 매출 203.9억에 영업이익 51.0억을 낸 소규모 흑자 사업이지만, 회사의 정체나 주가와는 사실상 무관하다. 2025년 말 계약 만료로 병원 두 곳이 빠졌고, 관계기업인 바스칸바이오제약과 협업해 굴린다.
본체는 ADC 원천기술 하나다. 회사는 이 플랫폼을 ConjuAll이라 부르고, ADC를 만드는 세 부품을 전부 자체 기술로 갖고 있다는 점을 핵심 주장으로 삼는다.
이 중 β-글루쿠로나이드 링커가 핵심 자산이다. 경쟁 링커들은 정상 조직에도 있는 효소로 끊어지거나 혈액 속에서 불안정한 편이다. 이 회사 링커는 암세포에 과발현된 효소를 표적으로 삼기 때문에 이론상 약물이 엉뚱한 곳에서 터질 확률이 낮다. 페이로드는 MMAE, MMAF, 자체 개발한 pro-PBD, 그리고 차세대 Topo1i 네 계열을 쓴다.
수익 모델은 계약이다. 사업보고서 원문이 직설적으로 적어뒀다. 신약연구개발 회사에는 일반 제조업 같은 수주가 발생하지 않는다. 대신 계약금(선급금),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 상대가 제품을 팔기 시작하면 받는 로열티 셋으로 구성된다. 즉 이 회사의 손익계산서는 어느 해에 계약이 체결됐는가를 기록하는 장부이지, 사업 규모를 기록하는 장부가 아니다.
지분 구조는 오리온 기업집단의 한 갈래다. 종속기업 두 개와 관계기업 하나가 있다. 이 중 영국 Iksuda는 그냥 자회사가 아니라 이 회사 파이프라인 세 건을 들고 있는 파트너였다가 2025년 3월 연결로 편입된 특이한 사례다.
▲ 지분율은 2025년 12월 31일 사업보고서 기준, 최대주주 지분율만 2026년 8월 4일 대량보유상황보고서 확정치. 원료의약품 플랜트 LigaChem Pharma는 별도 법인이 아닌 사내 시설이다.
Iksuda Therapeutics의 편입은 그냥 넘길 사안이 아니다. 지분은 26.58%뿐인데 주주간 약정으로 의결권 77.14%를 위임받아 지배력이 있다고 판단해 연결했다. 그런데 이 회사는 2025년 매출 0원, 순손실 425억, 자본총계 마이너스 688억의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즉 파트너에게 넘긴 세 개 자산을 되가져오면서 그 회사의 결손도 같이 연결로 들여온 것이다. 게다가 전환사채 매입 당시 기존 투자자 지분을 되사줄 의무가 있다고 보아 573.8억 원을 지배지분에서 차감했다.
매출 구조
2025년 영업수익 1,415.5억 중 기술이전이 1,211.6억으로 85.6%다. 이 기술이전 매출은 전액 수출이다. 나머지 203.9억이 의약사업부문이고, 이 안에서 의료기기 110.8억, 의료소모품 93.1억으로 나뉜다.
분기 매출은 추세선을 그릴 대상이 아니다. 계약을 언제 체결했고 마일스톤을 언제 달성했느냐에 따라 분기 영업수익이 159억에서 516억까지 세 배 넘게 출렁인다. 다섯 분기 그래프가 말해주는 것은 사업의 성장이나 둔화가 아니라, 이 회사의 매출이 이벤트에 매달려 있다는 사실 하나다.
회계상으로는 2025년 수익 1,259.0억 중 424.7억이 한 시점에, 834.3억이 기간에 걸쳐 인식됐다. 앞의 것이 마일스톤처럼 사건이 발생한 순간 잡히는 수익이고, 뒤의 것이 미리 받아둔 계약금을 개발 진행에 맞춰 나눠 인식하는 수익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계약부채다. 받아둔 돈 중 아직 매출로 안 옮긴 잔액, 다시 말해 새 계약 없이도 앞으로 매출로 바뀔 확정 재원이다. 이 잔액이 2년 만에 87% 사라졌다. 2024년 1월 Janssen 계약금 1억 달러를 일시에 받은 뒤 그것을 개발 진행에 맞춰 매출로 나눠 인식해 왔는데, 그 재고가 거의 다 소진됐다는 뜻이다. 2026년 3월 말 잔액 95.5억 중 58.2억은 1년 안에 매출로 인식될 예정이다.
여기에 하나를 겹쳐 보면 그림이 완성된다. 신규 라이선스아웃 계약은 2024년 10월 ONO 두 건이 마지막이다. 이후 1년 10개월간 새로 판 것이 없다. 그동안 회사가 한 것은 반대 방향, 즉 항체를 사오는 라이선스인 계약 8건이다. 계약부채는 줄어드는데 새 계약금은 안 들어오고, 사오는 비용은 나간다. 2026년 1분기 적자가 다섯 배로 벌어진 구조적 이유가 여기 있다.
재무 실적
연간 영업수익은 2023년 341.5억에서 2024년 1,259.0억으로 네 배 뛰었다. Janssen 계약금이 들어온 해다. 2025년은 1,415.5억으로 12.4% 늘었는데, 이는 ONO PHARMACEUTICAL 마일스톤이 연중 나눠 들어온 결과다.
영업손익은 정반대로 움직인다. 2024년 적자가 209.1억까지 줄었다가 2025년 1,064.9억으로 다섯 배 벌어졌다. 원인은 명확하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는 159.5억에서 155.6억으로, 판매관리비는 210.7억에서 164.2억으로 오히려 줄었다. 늘어난 것은 연구개발비뿐이고, 그것도 1,131.9억에서 2,169.1억으로 91.6% 늘었다.
이 회사의 적자는 사실상 연구개발 지출 결정의 함수다. 2025년 연구개발비 2,169.1억은 그해 영업수익의 1.53배였고, 2026년 1분기 673.6억은 그 분기 영업수익의 1.88배였다. 1분기 속도를 그대로 연장하면 2026년 연구개발비는 2,694억으로 2025년을 24% 웃돈다. 전액 판매관리비로 처리하고 자산으로 올리지 않는다는 점은 회계적으로는 보수적이지만, 손익 변동성을 그만큼 키운다.
2025년 순손익 -915.5억은 전년 +78.0억에서 적자 전환한 것이다. 2026년 1분기 연결 순손실 -333.1억 중 비지배지분 귀속이 플러스 40.3억이라, 지배주주 귀속 순손실은 -373.3억으로 연결 숫자보다 더 크다. 주당 -1,024원이다.
재무상태는 상반된 얼굴을 보여준다. 2026년 3월 말 자본총계 5,005.2억, 부채총계 1,524.1억으로 부채비율은 30.5%다. 차입 부담이 사실상 없다. 다만 2025년 말 이익잉여금 2,118.1억은 누적 이익이 아니다. 자본잉여금 2,500억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한 회계 처리의 결과이고, 실제로는 누적 결손 상태다. 이 숫자를 실적으로 읽으면 안 된다.
주주·자본 구조
최대주주 PAN ORION의 보유비율은 2026년 8월 4일 공시 기준 25.93%, 특수관계인을 합치면 29.03%다. 특수관계인은 사실상 김용주 회장 한 사람(3.10%)이다. 소액주주는 102,871명이 62.79%를 들고 있다. 2026년 7월 31일에는 한국산업은행이 5.09%로 신규 5% 주주가 됐다. 정책자금이 주요주주로 들어온 것이다.
지분율 숫자가 언론마다 다르게 나오는데, 충돌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것을 세고 있어서다. 공시 원문을 보면 PAN ORION 보유 보통주는 10,042,854주이고 여기에 전환사채로 나중에 받을 350,082주를 더하면 10,392,936주다. 이것을 잠재주식 포함 분모로 나누면 25.93%, 보통주만으로 나누면 25.27%가 된다.
| 공시일 | 본인 + 특별관계자 |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 | 변동 원인 |
|---|---|---|---|
| 2026-04-01 이전 | 29.10% | 36,384,909주 | 기준 |
| 2026-07-24 | 28.98% | 39,737,702주 | 증자에 1,250억을 넣고도 0.12%p 희석 |
| 2026-08-04 | 29.03% | 39,737,702주 | 김용주 회장 장내매수 17,700주(단가 86,106원) |
읽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최대주주는 이번 조달에서 1,250억 원을 넣고도 지분율이 오히려 0.12%p 줄었다. 증자 참여가 지분 방어에 미달했다는 뜻이다. 둘째, 최근 2년 지분공시 12건 전부가 취득·전환이고 장내매도는 0건이다.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김용주 회장이 주가 86,106원에 직접 장내에서 사들인 것도 같은 방향의 신호다.
자기주식은 주주환원이 아니라 임직원 보상 재원으로 쓰인다. 2024년 10월 200억, 2025년 3월 70억 규모로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맺었고 두 건 모두 해지했다. 2025년 4월과 10월에는 각각 처분을 결정하고 집행했다. 사업보고서가 밝힌 용도는 명확하다. 당기 중 임직원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라 자기주식 226,063주를 교부했고, 남은 자기주식도 향후 임직원 주식보상용으로 처분할 예정이다. 주식매수선택권은 2025년 3월과 2026년 3월 두 차례 신규 부여됐고 2026년 4월 행사가 있었다. 규모는 전환우선주와 전환사채에 비하면 작지만, 희석 요인이 잠재주식 411만 주 하나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생산·원가·연구개발
제조업이 아니라 생산·원가 항목이 사실상 비어 있다. 2025년 매출원가 155.6억은 대부분 의약사업부문의 상품 매입원가다. 원가 구조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는 것이 연구개발비다.
| 연구개발비 세부 (백만 원) | 2023 | 2024 | 2025 | 2026 1분기 |
|---|---|---|---|---|
| 시약재료비 | 29,942 | 36,685 | 122,700 | – |
| 인건비 | 144,218 | 124,779 | 186,440 | – |
| 감가상각비 | 28,598 | 30,798 | 40,718 | – |
| 기술개발비 | 531,887 | 770,758 | 1,696,084 | 542,653 |
| 기타 | 75,086 | 170,250 | 125,033 | 34,466 |
| 합계 | 809,731 | 1,133,271 | 2,170,975 | 673,907 |
| 영업수익 대비 | 237.1% | 90.0% | 153.4% | 187.8% |
증가분의 대부분이 기술개발비 한 줄에 몰려 있다. 2024년 7,708억(백만 원 단위로 770,758)에서 2025년 1조 6,961억(1,696,084)으로 2.2배가 됐다. 인건비는 같은 기간 1.5배 늘었을 뿐이다. 회사가 밝힌 증가 사유는 임상 진입 예정 전임상 과제 증가와 신규 과제 확보를 위한 항체 도입 비용이다. 라이선스인 8건이 이 숫자에 반영돼 있다는 뜻이고, 이 중 최소 1건은 2026년 4월 반환됐다. 지출은 이미 나갔고 자산은 남지 않았다.
수급·오버행
2026년 6월 25일 155,800원이던 주가가 7월 16일 103,700원까지 3주 만에 33.4% 빠졌다. 직접 원인은 6월 26일 발표된 5,000억 조달의 오버행 우려다. 그리고 주가가 빠지자 전환가액이 149,300원에서 121,400원으로 18.7% 내려갔고, 그만큼 잠재주식이 23% 늘어나면서 부담이 다시 커지는 순환이 만들어졌다.
| 구분 | 전환우선주 | 제6회 전환사채 |
|---|---|---|
| 조달금액 | 3,300억 원 | 1,700억 원 |
| 전환가액 | 121,400원 | 121,400원 |
| 전환 시 보통주 | 2,718,284주 | 1,400,329주 |
| 표면·만기이자율 | 우선배당 연 0% | 0.0% / 0.0% |
| 만기 | 2036-07-25 | 2036-07-24 (10년) |
| 리픽싱 하한 | 97,200원 (최초 전환가의 80%. 법정 한도 70%보다 보수적) | |
| 전환청구 개시 | 2028-07-25 | 2028-07-24 |
| 콜옵션 | 발행 후 24~48개월, 원금 + 연 복리 1%. 투자자 조기상환청구권은 없음 | |
| 상장 여부 | 비상장 (1년 의무보유) | 비상장 |
조건 자체는 발행사에 유리한 편이다. 표면이자와 만기이자가 모두 0%인 10년 만기 전환사채는, 투자자 입장에서 10년간 이자 한 푼 없이 원금만 돌려받는 조건이다. 그 대가로 121,400원 전환권과 80% 리픽싱을 가져갔다. 투자자에게 조기상환을 요구할 권리가 없고 회사만 콜옵션을 가진 것도 이례적이다. 정책자금과 최대주주가 조달의 75%를 채웠기 때문에 가능했던 구조다.
희석 시점을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전환우선주 2,718,284주는 이미 발행됐고 1주당 1의결권을 갖는다. 의결권 희석은 2026년 7월 24일에 끝난 사건이다. 2028년 7월 이후 일어나는 것은 유통 보통주가 늘어나는 주가 희석이다. 전환가가 유지되면 11.13%, 리픽싱 하한까지 내려가면 13.90%다. 시가총액으로 옮기면 4조 1,055억이 4조 5,622억에서 4조 6,759억이 되는 셈이다.
한 가지 더. 화면에 보이는 시가총액 4조 1,055억은 상장 보통주만 센 값이다. 이 전환우선주는 상장 예정일이 없는 비상장 증권이라 앞으로도 여기에 잡히지 않는다. 즉 이미 존재하고 의결권까지 행사하는 지분의 6.8%가 표시 시가총액에서 빠져 있다. 비교군과 밸류에이션 배수를 맞출 때는 4조 4,069억(의결권 기준)이나 4조 5,622억( 완전희석 기준)을 함께 봐야 한다.
외국인 보유율은 2026년 8월 6일 11.07%다. 8월 3일 12.34%에서 한 주 만에 1.27%p 줄었다. 국민연금은 2024년 10월 이후 약식 대량보유보고를 네 차례 제출했다.
리스크
- 새 계약이 없는 분기에는 대규모 적자가 기본값이다. 2026년 1분기 매출 358.9억에 연구개발비 673.6억
- 임상 실행을 대부분 파트너가 통제한다. 파트너가 자금난에 빠지면 과제가 멈춘다
- 계약부채가 95.5억까지 줄어 확정 재원이 사실상 소진됐다
- 신규 라이선스아웃이 2024년 10월 이후 21개월간 없다
- 2028년 7월부터 잠재주식 4,118,613주가 전환 가능해진다
- 연결 자회사 Iksuda가 완전자본잠식(자본 -688억) 상태로 편입돼 있다
- 2026년 4월 도입 항체 1건이 반환됐다. 지출은 이미 나갔다
- 20년 창업 대표 체제에서 전문경영 승계 초기 국면이다
투자포인트
이 주식을 사는 사람이 사는 것은 무엇인가. 증권사 리포트 15개사의 논지를 관통하는 답은 하나다. 플랫폼이 검증됐고, 그 검증을 확인해 줄 데이터와 계약이 곧 나온다. 목표주가는 210,000원에서 240,000원 사이에 몰려 있고, 2026년 들어 하향한 하우스는 한 곳도 없다. 주가는 반토막이 났는데 목표주가만 유지되거나 올라간 구간이다. 그 베팅을 전략, 현황, 전망 세 축으로 나눠 점검한다.
1. 9조 6,577억 원 장부와 96억 원 잔액 사이
전략 축이다. 이 회사의 ADC 원천기술을 여러 상대에게 반복 판매하는 사업 모델이다. 한 번 만든 링커와 접합 기술을 표적만 바꿔 계속 팔 수 있으니, 개발비는 한계적으로 늘고 계약금은 곱해서 들어온다. 실제로 그렇게 15건을 팔았다.
| 계약 상대 | 대상 | 체결 | 공개 계약금액 | 공개된 선급금 |
|---|---|---|---|---|
| Janssen | LCB84 (TROP2) | 2023.12 | 2조 2,458억 | 1,303.8억 |
| AMGEN | 원천기술 (표적 비공개) | 2022.12 | 1조 6,050억 | 비공개 |
| SOTIO Biotech | 원천기술 (5개 표적) | 2021.11 | 1조 2,127억 | 비공개 |
| Iksuda | LCB14 (HER2) | 2021.12 | 1조 1,864억 | 비공개 |
| ONO PHARMACEUTICAL | LCB97 (L1CAM) | 2024.10 | 9,434.6억 | 비공개 |
| Iksuda | 원천기술 (3+3 표적) | 2020.04 | 9,199.8억 | 비공개 |
| Millenium (Takeda) | 원천기술 (표적 비공개) | 2019.03 | 4,548.2억 | 비공개 |
| CStone | LCB71 (ROR1) | 2020.10 | 4,098.8억 | 112.8억 |
| Pyxis | LCB67 (DLK1) | 2020.12 | 3,254.9억 (개발중단) | 105.2억 |
| Iksuda | LCB73 (CD19) | 2020.05 | 2,783.7억 | 61.3억 |
| ONO PHARMACEUTICAL | 원천기술 (표적 비공개) | 2024.10 | 비공개 | 비공개 |
| 파라택시스코리아 | ATX 저해제 | 2017.05 | 300억 | 20억 |
| Haihe Bio | 델파졸리드 (중국) | 2016.12 | 240억 | 6억 |
| Fosun Pharma | LCB14 (HER2, 중국) | 2015.08 | 208.4억 | 비공개 |
| GC녹십자 | 항응혈제 (FXa) | 2009.06 | 비공개 | 비공개 |
이 표를 읽는 방법이 이 리포트의 절반이다. 오른쪽 두 열의 대비가 핵심이다. 계약금액 열의 합계는 9조 6,577억 원인데, 선급금이 공개된 계약은 다섯 건뿐이고 그 합은 1,609.1억 원이다. 나머지는 비공개다. 회사가 홍보 자료에 쓰는 누적 83억 달러, 언론이 쓰는 9조 5,000억은 전부 왼쪽 열의 합계, 즉 모든 마일스톤을 다 달성했을 때의 최대치다. 마일스톤은 개발 단계를 통과해야 나오고, 통과하지 못하면 0원이다.
검증 가능한 실제 회수액은 이렇다. 2024년 1월 Janssen에서 반환 조건 없는 계약금 1억 달러(약 1,304억 원)를 일시 수령했다. 2026년 7월 9일 ONO에서 첫 환자 투여 마일스톤을 받았고, 공시 요건이 2025년 매출의 10% 이상이므로 최소 142억 원이다. 나머지 마일스톤 수령 공시 네 건은 금액이 비공개다. 그리고 이 모든 수령의 결과가 2025년 영업수익 1,415.5억 원, 그리고 2026년 3월 말 계약부채 95.5억 원이다.
Pyxis 사례가 이 구조의 반증이다. 2020년 12월 3,254.9억 원 규모 계약을 맺고 선급금 105.2억을 받았다. 사업보고서 진행경과란에는 한 줄이 적혀 있다. 해당 후보물질 전임상 단계에서 개발중단. 남은 3,149억 원의 마일스톤은 영원히 오지 않는다. 계약 총액을 자산으로 읽으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2. 임상은 지금 누구 손에 있는가
현황 축이다. 회사 자료와 증권사 리포트가 공통으로 제시하는 그림은 임상 단계 프로그램 8개, 전임상 6개, 그리고 공개되지 않은 10개 이상이다. 이 그림을 공개 임상 레지스트리에 대조하면 다른 것이 보인다.
| 과제 | 표적 · 약물 | 회사 표기 단계 | 스폰서 (레지스트리) | 레지스트리 상태 |
|---|---|---|---|---|
| LCB14 / FS-1502 | HER2 · MMAF | 임상 3상 (중국) | Fosun Pharma | 미확인 · 2023년 8월 이후 갱신 없음 |
| LCB14 / IKS014 | HER2 · MMAF | 임상 1b상 | Iksuda | 모집 중 · 목표 165명 |
| LCB71 / CS5001 | ROR1 · pro-PBD | 임상 1b상 | CStone | 모집 중 · 목표 480명 |
| LCB73 / IKS03 | CD19 · pro-PBD | 임상 1a상 | Iksuda | 모집 중 · 목표 140명 |
| LCB84 | TROP2 · MMAE | 임상 1/2상 | 리가켐바이오 본인 | 모집 중 · 기관 8곳 · 목표 300명 |
| LNCB74 | B7-H4 · MMAE | 임상 1상 | NextCure | 모집 중 · 목표 145명 |
| LCB02A | CLDN18.2 · Topo1i | 1/2상 승인 | 리가켐바이오 본인 | 시작일 2026년 8월 · 투여 환자 사실상 0명 |
| LCB97 / ONO-7429 | L1CAM | 임상 1상 | ONO PHARMACEUTICAL | 레지스트리 미등록 |
| IKS04 | CA242 · pro-PBD | 임상 1상 개시 | Iksuda | 아직 모집 전 · 2026년 11월 예정 |
| SOT106 | LRRC15 · MMAE | 2026년 8월 IND | SOTIO Biotech | 등록 0건 |
세 가지가 걸린다.
첫째, 유일한 임상 3상의 상태를 공개 자료로 확인할 수 없다. 중국 Fosun이 돌리는 HER2 과제의 3상은 목표 314명, 기관 56곳으로 등록돼 있고 기존 표준약Kadcyla와 직접 비교하는 설계다. 그런데 마지막 정보 제출이 2023년 8월 31일, 마지막 검증이 2023년 2월이다. 1차 완료 예정일 2025년 7월 30일은 이미 1년 넘게 지났다. 레지스트리는 이런 기록에 미확인 라벨을 붙인다. 실제 등록 환자가 몇 명인지, 지금도 돌아가고 있는지 공개 자료로는 알 수 없다. 이 과제가 2027년 허가 신청까지 간다면 이 회사 기술이 적용된 첫 상업화 제품이 된다. 그만큼 확인이 안 된다는 사실 자체가 무겁다.
둘째, 대형 계약 상대가 스폰서로 등록한 시험이 한 건도 없다. Janssen 2조 2,458억, ONO 9,434.6억, AMGEN 1조 6,050억. 세 계약의 합이 4조 7,943억 원인데, 이들이 직접 스폰서로 올린 시험은 0건이다. 그중 가장 앞선 LCB84의 임상 시험은 지금도 스폰서가 리가켐바이오 본인이고, 협력사로 올라 있는 곳은 Janssen이 아니라 자회사AntibodyChem Biosciences다. 이것이 곧 계약 파기를 뜻하지는 않는다. 초기 임상을 원 개발사가 돌리고 옵션 행사 이후 넘겨받는 구조는 흔하다. 다만 파트너가 자원을 투입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를 공개 자료에서 아직 찾을 수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
셋째, 진척 속도가 빠르다고 보기 어렵다. LCB84 시험은 2023년 10월 모집을 시작했다. 기록 이력을 뜯어보면 2024년 4월부터 2025년 9월까지 17개월간 갱신이 없었고, 개시 2년이 지난 시점에 참여 기관은 6곳에서 8곳으로 두 곳 늘었다. 그중 두 곳은 아직 모집 전이다. 300명 목표 시험의 확장 속도로는 느린 편이다. 목표 등록수와 완료 예정일이 한 번도 변경되지 않은 것은 반대로 긍정 신호다. 공식 지연 선언은 없었다.
한 가지 더 짚을 것이 있다. 회사가 직접 스폰서로 등록한 시험 16건 중 13건이 ADC가 아니라 델파졸리드 항생제다. 이 중 2건은 중단됐고, 그중 하나인 MRSA 균혈증 2상은 환자 모집난이 사유로 기재돼 있다.이 회사가 20년간 직접 사람을 대상으로 시험을 돌려온 경험은 대부분 ADC가 아닌 항생제에서 쌓였다. 뒤에 나올 다섯 번째 논점과 직결되는 사실이다.
3. 5,000억 원의 용도가 곧 모델 전환 선언이다
전망 축이다. 2026년 6월 26일 발표, 7월 24일 납입된 5,000억 원 조달은 단순한 자금 확보가 아니다. 조달 구조와 용도를 함께 보면 회사가 어디로 가려는지가 드러난다.
- 한국산업은행 첨단전략산업기금 2,500억 (50%)
- PAN ORION (최대주주) 1,250억 (25%)
- NH·KB·중소기업은행·에이티넘 등 기관 1,250억 (25%)
- 전원 1년간 의무보유
- 전액 운영자금. 항체-약물 접합체·면역항암제 연구개발비
- 2026년 900억 / 2027년 1,800억 / 2028년 이후 2,300억
- 회사가 밝힌 목적: 핵심 파이프라인의 후기 임상과 상업화 직접 추진
- 즉 남에게 파는 대신 직접 끌고 가겠다는 것
조달의 75%를 정책자금과 최대주주가 채웠다. 시장에서 온 돈은 1,250억뿐이다. 이것은 두 방향으로 읽힌다. 확신을 가진 장기 자금이 대부분이라 물량 부담이 작다는 것이 하나. 다른 하나는, 순수 시장 수요만으로 5,000억을 채울 수 있었겠느냐는 것이다. 발행가는 기준주가에 9.44% 할증돼 결정됐는데, 이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서 흔한 할인이 아니라 규정상 전환가액 산정 기준을 맞춘 결과다.
용도가 진짜 신호다. 지금까지 이 회사의 문법은 명확했다. 1상 데이터를 만들고 판다. 그러면 개발비 부담이 사라지고 계약금이 들어온다. 그 문법이 만든 결과가 앞의 두 논점, 즉 계약은 쌓이는데 회수는 마일스톤에 걸려 있고, 그 마일스톤을 달성할 임상은 남의 속도로 간다는 상태다. 2024년 10월 이후 21개월간 신규 라이선스아웃이 없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 제약사들이 초기 자산보다 임상 데이터가 있는 후기 자산을 선호하는 쪽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회사의 사업개발 총괄도 2026년 1월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 현장에서 같은 취지로 말했다.
이 전환이 성립하면 그림이 달라진다. 1상 단계에서 파는 대신 2상 데이터까지 만들어 팔면 계약 규모의 자릿수가 바뀐다. 실제로 2026년 4월 길리어드는 임상 1b/2상 자산 하나와 플랫폼을 가진 비상장 독일 회사에 선급금만 31.5억 달러(약 4조 5,000억 원)를 지불했다. 상장된 초기 단계 ADC 개발사 여럿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큰 금액이다. 후기 임상 데이터의 값은 그렇게 다르다.
다만 이 전환에는 회사가 아직 증명한 적 없는 능력이 필요하다. 후기 임상을 직접 설계하고 여러 나라 수백 명의 환자를 모집해 완주하는 일이다. 앞서 봤듯이 이 회사가 직접 돌린 사람 대상 시험은 대부분 항생제였고, 그중 하나는 환자 모집난으로 중단됐다. 자체 주도 ADC 시험인 LCB84는 2년간 기관을 두 곳 늘렸다. 5,000억은 그 능력을 사는 돈이 아니라, 그 능력을 만들어 볼 시간을 사는 돈이다. 회사가 밝힌 집행 계획도 2028년 이후에 2,300억이 걸려 있어 시계가 길다.
4. 이 링커가 파는 것은 효능이 아니라 안전성이다
기술 축이다. 이 회사 플랫폼의 차별점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회사는 세 부품을 다 갖고 있다고 답한다. 하지만 임상 데이터가 실제로 보여주는 차별점은 그보다 좁고 구체적이다. 같은 효능을 더 낮은 독성으로 낸다는 것이다.
| 과제 | 효능 데이터 | 안전성 데이터 | 비교 대상 |
|---|---|---|---|
| LCB14 (HER2) | 1상 실제 등록 161명, 최고 ORR 53.7%. 엔허투 치료 이력 환자 중 약 절반에서 반응 | 환자 105명 중 3등급 이상 치료 관련 이상반응 0%(권장 용량 기준) | Enhertu는 간질성 폐질환·호중구 감소 이슈 |
| LCB71 (ROR1) | 1차 치료 DLBCL에서 표준요법 R-CHOP 병용 ORR 100%(22명 중 22명), 완전관해 95.5% | 3등급 이상 치료 관련 이상반응 40%. 단독 최고용량의 3분의 1 용량에서 달성 | Zynlonta는 약 70% |
| LCB73 (CD19) | 전 용량 구간에서 반응. CAR-T 치료 이력 환자 포함 | 최대내약용량 미도달. 경쟁약 허가 용량의 3분의 1에서 동등 이상 효능 | 같은 계열 SGN-CD19B는 독성으로 개발 중단 |
세 프로그램에서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하나의 우연이 아니라 링커 설계에서 오는 성질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회사 자료에 따르면 이 링커는 암세포에 과발현된 효소를 만나야 끊어지므로, 혈액 속을 돌아다니는 동안 약물이 새는 양이 적다. 새는 약물이 적으면 정상 조직 손상이 줄고, 그만큼 용량을 올릴 여유가 생긴다. 2026년 5월에는 이 링커가 Nature Cancer에서 Topo1i 계열 내성 시대의 대안 기술로 인용됐다.
여기에 시장의 구조 변화가 겹친다. Enhertu가 성공한 이후 개발되는 ADC의 상당수가 같은 Topo1i 계열 약물을 채택했다. 그 결과 한 약에 내성이 생기면 같은 계열 전체에 교차내성이 생길 위험이 커졌다. 이 회사는 MMAF와 pro-PBD라는 다른 작용 방식을 들고 있어, 내성이 생긴 환자의 다음 선택지가 될 자리를 노린다. LCB14가 Enhertu 치료 이력 환자에서 반응을 보인 것이 이 논리의 실증이다.
- 세 임상 프로그램에서 일관된 안전성 여유
- Enhertu 치료 이력 환자에서 반응 확인
- 네 계열 페이로드를 동시에 임상에서 굴리는 플랫폼 유연성
- ADC 관련 특허 65건, 그중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30건
- 안전성 여유가 생존 기간 연장으로 이어지는지
- 무작위 대조 시험에서 효능이 재현되는지
- 실제 등록 환자 수가 확인된 시험은 HER2 1상 161명 하나뿐
- 회사 소속 저자의 ADC 논문 34건 중 인체 임상 데이터는 3건
안전성은 팔리는 자산이다. 다만 안전성만으로는 허가가 나지 않는다.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것은 결국 환자가 더 오래 산다는 증거이고, 그 증거는 대조군을 둔 시험에서만 나온다. 이 회사 파이프라인 중 대조군을 둔 시험은 중국 3상 하나뿐이고, 그 하나가 앞서 본 미확인 상태다.
5. 시계가 잡힌 검증, 2026년 12월과 2027년 1월
이 회사의 좋은 점은 검증 일정이 남의 달력에 박혀 있다는 것이다. 학회 발표일과 계약상 옵션 기한은 회사가 미룰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가장 무게가 큰 것은 2027년 1월 옵션이다. Janssen은 2023년 12월 계약에서 선급금 1억 달러를 이미 냈고, 별도로 단독개발 옵션 행사금 2억 달러가 걸려 있다. 임상 2상이 끝나기 전에 행사해야 하는 조건이고, 회사는 2026년 하반기 중 2상 용량 확장 개시를 목표로 잡고 있다. 이 옵션이 행사되면 두 가지가 동시에 확인된다. 세계 최대 제약사가 자기 돈을 더 넣기로 했다는 것, 그리고 앞서 지적한 파트너가 자원을 투입한 증거가 없다는 상태가 해소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행사되지 않으면 데이터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해석을 피하기 어렵다.
그다음이 12월 두 학회다. 회사와 증권사가 모두 지목하는 것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파트너들이 자산을 다시 대형 제약사에 넘기는 서브라이선스다. Iksuda가 HER2 자산을, CStone이 ROR1 자산을 각각 넘길 가능성이 거론된다. 두 회사 모두 후기 임상을 직접 완주할 체력이 없다는 것이 배경이다. 특히 Iksuda는 이제 이 회사의 연결 자회사이므로 서브라이선스가 성사되면 배분 없이 상당 부분이 연결 실적으로 잡힌다. 회사는 이르면 연내, 늦어도 2027년 중을 말하고 있다.
투자 원칙 검증
기술트렌드
ADC 시장은 회사가 인용한 GlobalData 기준 2023년 86억 달러(약 12조 원)에서 2030년 459억 달러 (약 65조 원)로 연평균 27% 넘게 성장할 전망이다. 이 성장을 만든 것은 사실상 한 제품이다.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의 Enhertu가 2025년 글로벌 매출 약 53억 달러(약 7조 5,000억 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7% 성장했다.
산업의 다음 국면은 두 갈래로 갈린다. 하나는 페이로드 포화다. Enhertu가 쓴 Topo1i 계열을 후발 ADC 대부분이 따라 채택하면서, 한 약에 내성이 생기면 같은 계열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 회사가 MMAF와 pro-PBD를 내세우는 자리가 여기다. 다른 하나는 중국발 공급 급증이다. 2026년 1분기 중국 혁신신약 라이선스 거래액이 600억 달러를 넘었고, 최근 12개월 대형 거래 열 건 중 여덟 건이 중국 자산이었다. 세계 제약사가 선택할 수 있는 ADC 자산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뜻이고, 이는 이 회사의 협상력에 직접 작용한다.
여기에 구매자의 취향 변화가 겹친다. 대형 제약사는 초기 자산보다 임상 데이터가 있는 후기 자산을 선호하는 쪽으로 옮겨갔다. 2026년 들어 성사된 대형 거래를 보면 그 방향이 뚜렷하다.
| 시점 | 인수·도입 주체 | 대상 | 선급금 | 단계 |
|---|---|---|---|---|
| 2026.04 | 길리어드 | 튜불리스 (독일, 비상장) | 31.5억 달러 (약 4조 5,000억) | 임상 1b/2상 + 플랫폼 |
| 2026.07 | 노바티스 | 마이릭스 바이오 (영국) | 11억 달러 (약 1조 5,700억) | 전임상~초기, 신규 페이로드 |
| 2026.06 | 존슨앤드존슨 | 파이어플라이 바이오 | 10억 달러 전액 현금 | 플랫폼 (마일스톤 없음) |
| 2026.04 | 일라이릴리 | 크로스브리지 바이오 | 총액 최대 3억 달러 | 전임상 플랫폼 |
선급금 자릿수의 차이를 보라. 임상 1b/2상 자산을 가진 회사에는 31.5억 달러를 선불로 주고, 전임상 플랫폼에는 총액으로 3억 달러를 준다. 열 배 넘는 차이다. 이 회사가 지금까지 확인 가능하게 받은 최대 선급금은 Janssen의 1억 달러다. 5,000억을 조달해 후기 임상으로 가겠다는 결정이 시장 논리에 부합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기술경쟁력
시장 구조부터 본다. 이 회사가 진입 가능한 시장과 실제로 인식하는 매출 사이의 거리가, 이 종목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
경쟁 구도는 링커 층에서 갈린다. ADC 개발사는 항체를 만드는 회사, 링커와 접합을 만드는 회사, 페이로드를 만드는 회사가 층층이 갈려 있다. 이 회사는 링커와 접합, 페이로드를 갖고 항체는 대부분 사온다. 링커 층의 경쟁 상황은 이렇다.
| 구분 | 리가켐바이오 LBG 링커 | Seagen 1세대 BG | Daiichi Sankyo GGFG | Seagen VC |
|---|---|---|---|---|
| 대표 자산 | HER2 3상 · ROR1 1b · TROP2 1/2 | SGN-48A (중단) | Enhertu (승인) | 애드세트리스·폴리비 (승인) |
| 절단 기전 | β-글루쿠로니다아제 | β-글루쿠로니다아제 | 카텝신 B | 카텝신 B |
| 혈청 안정성 | 높음 (암 특이 효소) | 낮음 | 보통 (정상 조직에도 효소) | 보통 (정상 조직에도 효소) |
| 알려진 한계 | 아직 허가 제품 없음 | 임상에서 효능 입증 실패 | 폐·혈액 독성 | 혈청 불안정성·혈액 독성 |
표를 정직하게 읽으면 이렇다. 기전상 우위는 설명 가능하고 임상 안전성 데이터도 뒷받침한다. 다만 마지막 줄이 결정적이다. 경쟁 링커들의 한계는 실제 시판 제품에서 드러난 문제이고, 이 회사 링커의 한계는 아직 시판 제품이 없다는 것이다. Seagen의 1세대 β-글루쿠로나이드 링커가 임상에서 효능 입증에 실패했다는 사실은 양날이다. 같은 화학적 접근이 한 번 꺾인 적이 있다는 뜻이면서, 그 자리를 개선해 들어갈 여지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진입장벽은 특허와 임상 이력의 결합이다. 특허는 고유 공개 기준 110건, 그중 2016년 이후 출원이 80건이다. ADC 관련 65건 중 링커와 페이로드 플랫폼이 30건이다. 핵심은 부위특이적 접합에 관한 미국 특허로, ConjuAll의 원천에 해당한다. 다만 특허만으로는 장벽이 되지 못한다. 실질 장벽은 동일 접합기술을 적용한 7개 프로그램이 사람에게 투여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새로 진입하는 경쟁자가 이 상태에 도달하려면 최소 5년에서 7년이 걸린다.
거꾸로 이 장벽에는 구멍도 있다. 항체를 대부분 외부에서 사온다는 점이다. 라이선스인 계약 8건이 그 증거다. 상대는 Mediterranea, Elthera, NovaRock, Harbour BioMed, Glycotope, DAAN Biotherapeutics, Ybiologics, GO Therapeutics 여덟 곳이다. 이 중 한 건이 2026년 4월 반환됐다. 항체를 사와 자기 링커를 붙이는 구조는 자산 확보 속도를 높이지만, 그만큼 비용이 앞서 나가고 성과가 안 나오면 그대로 손실이 된다. 2025년 연구개발비가 92% 늘어난 것의 상당 부분이 이 항체 도입 비용이다.
파이프라인 전수는 이렇다. 회사가 공개한 것 외에 10개 이상을 더 개발 중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검증할 방법은 없다.
전임상 단계 자체 과제들은 표적을 넓히는 성격이다. 다발골수종 표적 BCMA, 폐암·대장암 표적 CEACAM5, 그리고 표적을 공개하지 않은 두 건이다. 파트너 쪽에서는 육종 표적 과제가 2026년 6월 미국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이 파이프라인의 성공 확률을 자체 추정하면 이렇다. 항암제 임상 단계별 역사적 성공률을 기준값으로 놓고, 임상 데이터 품질, 작용 방식의 검증 여부, 환자 선별 전략, 규제 경로 네 가지로 조정했다. 예컨대 HER2 과제는 3상에서 허가까지의 항암제 기준값 60%에서 출발한다. 1상 실제 등록 161명에 ORR 53.7%라는 실물 데이터가 있어 5%포인트를 더하고, HER2 표적 ADC가 이미 두 개 허가된 검증된 작용 방식이라 8%포인트를 더하고, HER2 양성 환자만 골라 넣는 설계라 5%포인트를 더한다. 반대로 그 3상의 레지스트리 기록이 3년째 갱신되지 않아 진행 자체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15%포인트를 뺀다. 결과는 63%다.
| 과제 | 기준값 | 조정 요인 | 추정 성공확률 |
|---|---|---|---|
| LCB14 (HER2) | 60% (3상 → 허가) | 실물 1상 데이터 +5 / 작용방식 검증됨 +8 / 환자 선별 +5 / 3상 기록 미갱신 -15 | 63% |
| LCB71 (ROR1) | 55% (1상 → 2상) | 1차 치료 병용 완전관해 95.5% +12 / ROR1 ADC 허가 전례 없음 -5 / 표적 발현 선별 +3 | 65% |
| LCB73 (CD19) | 55% (1상 → 2상) | 최대내약용량 미도달 +8 / 같은 표적 허가 전례 있으나 상업적 실패 +3 / 혈액암 선별 +3 | 69% |
| LCB84 (TROP2) | 55% (1상 → 2상) | 표적 검증됨(Trodelvy·Datroway 허가) +8 / 인체 효능 데이터 미공개 -5 / 비선별 고형암 -3 | 55% |
위 확률은 공개 자료를 근거로 한 자체 추정이며 회사나 증권사가 제시한 수치가 아니다. 조정 폭은 기준값의 ±20%포인트 안으로 제한했다. 다음 단계 통과 확률이지 최종 허가 확률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트랙레코드
20년 이력을 관통하는 것은 파는 데는 성공했고 끝까지 끌고 간 적은 없다는 한 줄이다. 2009년 항응혈제 라이선스아웃부터 2024년 ONO 계약까지 계약은 꾸준히 나왔지만, 그중 시판 허가에 도달한 것은 하나도 없다.
이력에서 두 가지를 짚어야 한다. 첫째, 계약 성사 능력은 반복적으로 증명됐다. 15건은 국내 바이오 중 최상위권이고 상대의 면면도 실체가 있다. World ADC Awards 플랫폼 부문 수상이 여러 해 이어진 것도 업계 평판의 방증이다. 둘째, 그 계약들이 제품으로 이어진 사례가 20년간 0건이다. 이것을 실패로 읽을 수는 없다. 신약 개발 주기가 원래 그렇게 길고, 가장 앞선 과제가 이제 허가 신청 문턱에 왔다. 다만 이 회사의 실행 능력에 대한 실증 데이터가 아직 없다는 사실은 남는다.
기업신뢰도
거버넌스는 2024년을 기점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창업자가 최대주주였던 회사가 오리온 기업집단 소속이 됐다. 이사회에는 오리온 측 인사인 허인철 부회장과 담서원 사내이사가 들어와 있다. 허인철 부회장은 오리온홀딩스, 오리온, PAN ORION, 그리고 중국·베트남 계열사까지 겸직한다. 김용주 회장과 PAN ORION 사이에는 이사회 구성과 경영에 관한 주주간계약이 있고, 유효기간은 해지 합의 시까지다.
내부자 거래 신호는 일관되게 한 방향이다. 최근 2년 지분공시 12건 중 매도는 0건이다. 최대주주는 5,000억 조달에 1,250억을 넣었고,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김용주 회장은 2026년 8월 4일 주가 86,106원에 17,700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이것은 단순한 신호가 아니라 지분율 방어에 실패한 뒤의 보완이라는 맥락이 있다. 최대주주는 증자에 참여하고도 지분율이 0.12%포인트 줄었고, 김용주 회장의 매수가 0.05%포인트를 되돌렸다.
승계 국면이라는 점은 양가적이다. 2026년 5월 대표이사가 바뀌었다. 새 대표는 외부 인사가 아니라 20년을 함께한 공동창업자이고, 그동안 최고운영책임자와 최고재무책임자를 겸했다. 연구는 채제욱 최고기술책임자가 총괄한다. 연속성 측면에서는 안정적이다. 다만 후기 임상을 직접 수행하는 전략적 전환기에 최고 의사결정자가 바뀌었다는 사실 자체는 실행 리스크를 더한다.
공시 품질에서 마이너스 요인 하나를 짚어야 한다. 2026년 8월 7일 공시된 B7-H4 과제 관련 계약은 제목만 보면 권리를 확보한 긍정적 사건이다. 본문을 열면 성격이 다르다. 공동개발사였던 NextCure의 역합병과 지배구조 변경으로 공동개발이 중단됐고, 단독 개발권과 제3자 기술이전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각 단계 조건 달성 시 이 회사가 지급하는 계약이다. 총 계약금액은 2025년 연결 자기자본의 10% 이상이므로 500억 원을 넘는다. 돈을 받는 계약이 아니라 내는 계약이다. 파트너가 흔들리면 자산을 지키기 위해 비용을 치러야 하는 구조가 실제로 작동한 사례다.
누적 계약규모 표현에도 일관성이 없다. 사업보고서 원문은 약 9조 4,000억, 표를 직접 더하면 9조 6,577억, 영문 IR 자료는 83억 달러 이상, 언론은 9조 5,000억에서 9조 6,000억을 쓴다. 라이선스아웃 건수도 회사 자료가 12건과 15건 사이를 오간다. 사업보고서 표 기준 15건이 1차 자료다.
재무안전성
단기 안전성은 높다. 부채비율 30.5%에 차입금은 임직원 복리후생 대출 지원분 19.8억이 사실상 전부다. 정기예금 74억이 그 담보로 잡혀 있다. 지급보증은 서울보증보험 이행보증 11.8억뿐이다. 재무 구조 자체에서 오는 위험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문제는 현금 소진 속도다. 바이오 기업의 실질 안전성은 부채비율이 아니라 런웨이로 측정한다. 영업활동현금흐름 기준으로 계산한다.
최근 4개 분기 합계는 -1,405.2억, 분기 평균 -351.3억이다. 그런데 최근 2개 분기만 보면 평균 -599.8억으로 두 배 가깝다. 2026년 3월 말 유동성 4,437.1억에 7월 조달 5,000억을 더하면 약 9,400억이고, 여기서 1분기 이후 소진분을 감안해야 한다.
조달 후 유동성 약 9,400억 ÷ 최근 2개 분기 평균 소진 599.8억 = 약 15.7분기, 3.9년. 최근 4개 분기 평균으로 계산하면 6.7년이지만, 소진 속도가 가속 중이므로 보수적인 쪽을 기준으로 삼는다.
2026년 8월 언론 인터뷰 기준 현금 9,000억 이상, 연간 연구개발 예산 약 2,000억, 신규 계약 없이도 약 5년. 자체 계산보다 1년 이상 길다. 차이는 연구개발비 2,000억 가정에서 온다. 2026년 1분기 실제 집행은 연율 2,694억이다.
회사 설명과 실계산의 차이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회사가 틀렸다기보다 가정이 다르다. 회사는 연 2,000억 지출을 전제하고, 실제 1분기는 그보다 35% 많이 썼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회사의 현금 유입이 마일스톤과 계약금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계약 한 건이 분기 현금흐름의 부호를 뒤집는다. 실제로 2024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Janssen 계약금 수령으로 +784.8억 흑자였다. 소진율 단독 외삽은 위험하고, 반대로 계약을 전제한 런웨이도 위험하다. 확실한 것은 2028년 말까지는 자금 문제로 전략이 꺾일 일은 없다는 것이고, 그 시점이 회사가 밝힌 조달 자금 집행 계획의 종점과 겹친다.
연결 편입된 Iksuda의 상태는 별도로 봐야 한다. 자본총계 -688억의 완전자본잠식이고 2025년 매출 0원, 순손실 425억이다. 이 손실이 연결 손익에 들어온다. 다만 이 회사가 Iksuda에 대해 지는 법적 책임은 지분 범위로 제한되고, 실제 부담은 전환사채 매입 관련 자기지분 매입의무 573.8억을 자본에서 이미 차감하는 방식으로 반영했다.
밸류에이션
2026년 8월 6일 종가 110,900원, 상장 보통주 기준 시가총액 4조 1,055억 원이다. 여기에 이미 발행된 전환우선주를 더하면 4조 4,069억, 전환사채까지 더한 완전희석 기준으로는 4조 5,622억이다.
| 종목 | 시가총액 | 주가순자산비율 | 주가매출액비율 | 2025 매출 | 2025 영업이익 |
|---|---|---|---|---|---|
| 셀트리온 | 45.35조 | 2.54배 | 10.9배 | 4조 1,625억 | +1조 1,685억 |
| 알테오젠 | 15.73조 | 40.84배 | 72.8배 | 2,159억 | +1,069억 |
| 유한양행 | 6.20조 | 2.54배 | 2.8배 | 2조 1,866억 | +1,044억 |
| 에이비엘바이오 | 4.66조 | 25.82배 | 58.8배 | 793억 | -404억 |
| 펩트론 | 4.15조 | 30.43배 | 741배 | 56억 | -213억 |
| 리가켐바이오 | 4.11조 | 8.73배 | 29.0배 | 1,416억 | -1,065억 |
| 지아이이노베이션 | 0.55조 | 5.08배 | 94.9배 | 58억 | -407억 |
| 앱클론 | 0.54조 | 9.61배 | 115.9배 | 47억 | -176억 |
이 표에서 세 가지를 읽는다. 첫째, 주가순자산비율 8.73배는 기술이전형 비교군 중 눈에 띄게 낮지만 저평가 신호로 읽으면 안 된다. 주당 순자산 12,705원은 에이비엘바이오의 네 배, 펩트론의 두 배가 넘는다. 반복된 대규모 조달로 자본이 두꺼워진 결과이지 사업 가치가 쌓인 결과가 아니다.
둘째, 주가매출액비율로 보면 순서가 달라진다. 29.0배는 비교군 중 유한양행과 셀트리온을 빼면 가장 낮다. 매출 1,416억은 임상 단계 바이오에서는 이례적으로 큰 규모이고, 이 회사를 앱클론(47억)이나 지아이이노베이션(58억) 같은 무매출 개발사와 구분 짓는 지점이다.
셋째, 시가총액 4조원대에 세 회사가 몰려 있다는 사실이 시장의 판단을 보여준다. 리가켐바이오 4.11조, 에이비엘바이오 4.66조, 펩트론 4.15조. 셋 다 플랫폼 기술이전형이고 셋 다 적자다. 그런데 매출은 1,416억 대 793억 대 56억으로 25배까지 벌어진다. 시장은 이 셋을 매출이 아니라 플랫폼이 앞으로 만들 계약으로 같은 값에 매기고 있다.
글로벌 비교군을 보면 눈금이 완전히 달라진다.
| 회사 | 시가총액 | 최근 연간 매출 | 개발 단계 |
|---|---|---|---|
| 다이이찌산쿄 | 306.7억 달러 (약 43.7조) | 134.5억 달러 | 상업화. 엔허투·다트로웨이 판매 |
| Zymeworks | 16.6억 달러 (약 2.36조) | 1.06억 달러 | 상업화 1종 + ADC 1상 2건 |
| Sutro Biopharma | 4.00억 달러 (약 5,697억) | 1.02억 달러 | 임상 1상 |
| ADC Therapeutics | 1.44억 달러 (약 2,046억) | 0.81억 달러 | 상업화 1종 + 3상 |
| Mersana | 상장폐지 (최종 1.45억 달러) | 0.33억 달러 | 피인수 종료 |
승인 제품이 없는 ADC 플랫폼 개발사의 공개시장 값은 1.4억에서 4억 달러 사이다. 원화로 2,000억에서 5,700억이다. 보유 현금을 빼면 파이프라인 가치가 0에 수렴하거나 마이너스인 곳도 있다. ADC Therapeutics는 시가총액 1.44억 달러가 보유 현금 2.31억 달러보다 작다.
이 눈금에 올리면 리가켐바이오의 4조 1,055억(약 28.9억 달러)은 상장 ADC 개발사 중 다이이찌산쿄 다음으로 크다. Zymeworks의 1.7배, ADC Therapeutics의 20배다. 시장은 이미 이 회사를 플랫폼 값이 현금 근처에 머무는 구간이 아니라 그 위 구간으로 옮겨놨다. 다만 대칭을 보려면 반대편도 봐야 한다. 길리어드는 임상 1b/2상 자산 하나와 플랫폼을 가진 비상장 회사에 선급금만 31.5억 달러를 냈다. ADC 플랫폼의 값은 임상 데이터가 확인되는 순간 대형 제약사가 정하고, 그전까지 공개시장이 매기는 값은 현금 잔고 근처에 머무는 경향이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그 두 세계 사이에 있다.
증권사 컨센서스는 참고하되 단독 근거로 쓸 수 없다. 목표주가를 제시한 하우스는 9곳이고 범위는 210,000원에서 240,000원이다. 2026년 들어 하향한 곳은 한 곳도 없다. 주가가 213,500원에서 110,900원으로 반토막 나는 동안 목표주가만 유지되거나 올라갔으므로, 괴리가 계속 벌어진 구간이다.
| 구분 (십억 원) | 2026년 전망 | 2027년 전망 |
|---|---|---|
| 컨센서스 매출 | 194.7 | 249.0 |
| 컨센서스 영업이익 | -82.6 | -56.8 |
| 하우스별 매출 편차 | 미래에셋 144 ~ 다올 245 | 다올 155 ~ 미래에셋 383 (2.5배) |
2027년 매출 전망이 하우스에 따라 2.5배 벌어진다는 것은, 그 숫자가 실적 추정이 아니라언제 어떤 계약이 체결될 것인가에 대한 가정이라는 뜻이다. 다만 전 하우스가 공통으로 보는 것이 하나 있다. 2027년까지 영업적자가 이어진다.
밸류에이션 방법론에서도 하우스 간 차이가 크다. 방식은 모두 파이프라인별 위험조정 현재가치를 더하는 것인데, 같은 220,000원이 서로 다르게 조립된다.
| 구성 (십억 원) | 하나 (2026-08-05) | iM (2026-07-08) | 미래에셋 (2026-06-15) |
|---|---|---|---|
| 파이프라인 rNPV 합 | 7,084 | 5,757 | 7,513 (4개 항목 합) |
| 플랫폼 가치 별도 계상 | 없음 | 2,278 | 없음 |
| 순현금 | 749 | 포함 | 미기재 |
| 적정 기업가치 | 7,833 | 8,035 | 미기재 |
| 목표주가 | 220,000원 | 220,000원 | 230,000원 |
하나증권은 파이프라인만 세고 순현금을 더했고, iM증권은 파이프라인을 더 보수적으로 잡는 대신 플랫폼 가치 2조 2,780억을 따로 얹었다. 같은 220,000원인데 구성이 다르다. iM증권의 목표주가 상향 동인은 ROR1 과제 하나였다. 8,155억에서 1조 3,709억으로 68%를 올렸고 나머지는 그대로 뒀다. 즉 목표주가의 절반 이상이 아직 임상 1상 단계인 자산 두세 개의 성공 확률 가정에서 나온다.
이 리포트는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제시하지 않는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위험조정 현재가치 계산의 입력값 대부분이 확인 불가 가정이다. 임상 1상 단계 자산의 성공 확률, 최종 시장 점유율, 마일스톤 실현 시점 어느 것도 공개 자료로 검증할 수 없고, 하우스별 rNPV가 같은 자산에 대해 68%까지 차이가 나는 것 자체가 그 증거다. 둘째, 컨센서스 매출 전망이 2027년 기준 2.5배 벌어져 있어 기준선을 세울 수 없다. 셋째, 이 회사 가치의 상당 부분이 걸린 임상 3상의 진행 상태를 공개 레지스트리로 확인할 수 없다.
대신 재평가를 부르는 사건을 시간 순으로 정리한다.
| 시점 | 사건 | 확인되는 것 |
|---|---|---|
| 2026.12 | SABCS에서 HER2 과제 1b상 결과 | 엔허투 치료 이력 환자에서 반응이 더 큰 표본에서 재현되는가 |
| 2026.12 | ASH에서 CD19 과제 1a상 결과 | 최대내약용량 미도달이 유지되는가 |
| 2026.4분기 | Iksuda·CStone 서브라이선스 | 제3자가 실제로 값을 매기는가. 이 회사 배분율은 상향된 상태 |
| 2027.01 | Janssen 옵션 행사 여부 | 세계 최대 제약사가 2억 달러를 더 낼 만큼 1상 데이터가 좋았는가 |
| 2027 | 중국 HER2 3상 종료·허가 신청 | 3상이 실제로 완주됐는가. 첫 상업화 제품이 나오는가 |
| 2027~2028 | 자체 후기 임상 개시 | 조달 자금이 실제 2상 이상 시험으로 전환되는가 |
리스크
| 가정 | 깨지면 무슨 일이 일어나나 |
|---|---|
| 중국 HER2 3상이 실제로 돌아가고 있다 | 이 회사 기술의 첫 상업화 경로가 사라진다. 로열티 매출 시작 시점이 최소 3년 이상 밀리고, 20년간 제품이 없다는 사실이 그대로 유지된다. 레지스트리 기록이 3년째 갱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가정의 확인 부담이 가장 크다 |
| Janssen이 2027년 1월까지 옵션을 행사한다 | 2억 달러(약 2,847억)가 들어오지 않고, 대형 제약사가 자원을 투입한 증거 부재 상태가 이어진다. 하나증권 rNPV에서 TROP2 자산 가치가 2조 1,255억으로 단일 최대 항목이므로 목표주가 산정의 근간이 흔들린다 |
| 12월 두 학회 데이터가 서브라이선스로 이어진다 | 신규 계약 공백이 3년째로 들어간다. 계약부채가 이미 95.5억까지 줄어 새 계약금 없이는 매출 자체가 나오지 않는 구간이다. 회사가 말한 이르면 연내라는 시계도 2027년으로 밀린다 |
| 후기 임상을 직접 수행할 능력을 갖춘다 | 5,000억이 자산 가치를 못 올린 채 소진된다. 직접 돌린 사람 대상 시험 16건 중 13건이 항생제였고 그중 1건은 환자 모집난으로 중단됐다. 자체 주도 TROP2 시험은 2년간 기관을 두 곳 늘렸다 |
| 안전성 우위가 생존 기간 연장으로 이어진다 | 플랫폼의 차별점이 협상에서 값을 못 받는다.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것은 환자가 더 오래 산다는 증거이고, 그 증거를 낼 대조군 시험은 현재 중국 3상 하나뿐이다 |
| 중국발 ADC 공급 증가가 협상력을 깎지 않는다 | 계약 규모와 성사 빈도가 함께 낮아진다. 2026년 1분기 중국 혁신신약 거래액이 600억 달러를 넘었고 최근 12개월 대형 거래 열 건 중 여덟 건이 중국 자산이었다 |
워치 포인트는 세 층으로 나눠 본다. 분기마다 볼 것은 연구개발비 집행 속도와 영업활동현금흐름이다. 2026년 1분기 연율 2,694억이 유지되면 회사가 말한 5년 런웨이는 4년 아래로 내려간다. 반기마다 볼 것은 신규 라이선스아웃 체결 여부와 계약부채 잔액이다. 연 단위로 볼 것은 임상 레지스트리의 상태 갱신, 특히 중국 3상 기록이 다시 갱신되는지다.
투자 원칙 검증 · 한 줄 정리
이 회사의 시가총액을 떠받치는 것은 15건, 9조 6,577억 원의 계약 장부다. 그런데 그 장부가 재무제표에 남긴 잔액은 96억이고, 계약을 현금으로 바꿔 줄 임상은 지금 전부 남의 손에 있다. 임상 레지스트리에서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ADC시험은 전부 1상이고, 유일한 3상은 2023년 8월 이후 갱신이 끊겼으며, 계약 상대인 Janssen과 ONO PHARMACEUTICAL, AMGEN이 스폰서로 등록한 시험은 한 건도 없다. 2026년 7월 5,000억을 조달하며 회사가 내건 용도가 후기 임상 자체 수행이라는 사실이, 이 구조를 회사가 먼저 인정했다는 증거다.
기술은 진짜다. β-글루쿠로나이드 링커의 안전성 여유는 세 개 임상 프로그램에서 같은 패턴으로 반복 확인됐고, Topo1i 계열 페이로드가 몰리며 생긴 내성 문제의 대안이라는 자리도 실체가 있다. 문제는 그 기술이 지금까지 계약으로만 값이 매겨졌지 제품으로 값이 매겨진 적이 없다는 것이다. 20년간 시판 허가는 0건이다.
그래서 이 종목은 하나의 촉매로 결판나는 종목이 아니라 분기마다 검증되는 종목이다. 다행히 검증 일정이 남의 달력에 박혀 있다. 2026년 12월 두 학회, 2027년 1월 Janssen 옵션 기한, 2027년 중국 허가 신청. 이 세 개가 순서대로 답을 준다. 재무는 그때까지 버틸 만하다. 부채비율 30.5%에 조달 후 유동성 약 9,400억,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3.9년이다. 잠재 희석 11.13%는 2028년 7월에야 시작되고 전환가 121,400원은 현재가보다 위에 있다.
사는 사람이 실제로 사는 것은 ADC 플랫폼이 아니라, 계약을 파는 회사가 처음으로 자기 손으로 약을 끝까지 끌고 갈 수 있는가에 대한 베팅이다. 그 능력은 아직 증명된 적이 없고, 5,000억은 그 능력을 사는 돈이 아니라 만들어 볼 시간을 사는 돈이다.
- ☐ 중국 임상 3상이 실제로 진행 중이고 2027년 허가 신청까지 간다. 목표 314명, 기관 56곳으로 등록됐으나 마지막 정보 제출이 2023년 8월 31일이고 1차 완료 예정일 2025년 7월 30일이 이미 지났다. 실제 등록 환자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회사 기술의 첫 상업화 경로다
- ☐ Janssen이 2027년 1월까지 2억 달러 옵션을 행사한다. 임상 2상 종료 전 행사 조건이고, 회사는 2026년 하반기 2상 용량 확장 개시를 목표로 잡았다. 하나증권 위험조정 현재가치에서 이 TROP2 자산이 2조 1,255억으로 단일 최대 항목이다
- ☐ 2026년 12월 데이터가 서브라이선스로 이어진다. Iksuda의 HER2 자산과 CStone의ROR1 자산이 대상이다. 두 회사 모두 후기 임상을 직접 완주할 체력이 없다는 것이 전제다. 신규 라이선스아웃 공백이 2024년 10월 이후 21개월째다
- ☐ 후기 임상을 직접 수행할 능력을 갖춘다. 직접 스폰서로 등록한 시험 16건 중 13건이 ADC가 아닌 항생제 델파졸리드였고, 그중 하나는 환자 모집난으로 중단됐다. 자체 주도 TROP2 시험은 개시 2년에 기관이 6곳에서 8곳으로 늘었다
- ☐ 연구개발비 집행이 연 2,000억 수준에서 관리된다. 2026년 1분기 673.6억은 연율 2,694억이다. 이 속도가 유지되면 회사가 말한 5년 런웨이는 4년 아래로 내려간다. 반대로 계약 한 건이 영업활동현금흐름 부호를 뒤집는다는 점도 사실이다
- ☐ 안전성 우위가 협상 테이블에서 값으로 환산된다. 3등급 이상 이상반응 0%, 최대내약용량 미도달 같은 데이터는 실물이다. 다만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것은 생존 기간 연장이고, 그것을 증명할 대조군 시험은 현재 중국 HER2 3상 하나뿐이다
작성 기준: 2026년 8월 6일 종가 110,900원 · 상장 보통주 37,019,418주 · 시가총액 4조 1,055억 원. 1차 자료는 2025년 사업보고서(2026-03-23 접수), 2026년 1분기 보고서(2026-05-15 접수), 주요사항보고서 유상증자·전환사채 본문, 대량보유상황보고서 본문 5건, ClinicalTrials.gov 22건, 증권사 리포트 33건, 회사 IR 자료 9건. 환율 1달러 1,423.57원(2026-08-06). 파이프라인 성공확률은 공개 자료를 근거로 한 자체 추정이며 회사나 증권사 제시치가 아니다. 이 리포트는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추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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