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브리핑
2026년 7월 9일
어제 −5.35% 폭락을 딛고 코스피가 나흘 만에 반등했다(+0.62%, 7,291). 반등의 방아쇠는 SK하이닉스의 나스닥 ADS 상장(7/10, 공모 43조 원 — 사상 최대)이었지만, 장중엔 이란의 미군기지 타격 소식에 480p 롤러코스터를 탔다. 셀사이드의 답은 하나로 모인다 — 지금의 공포는 이익증가율과 이익률을 혼동한 착시라는 것이다.
오늘의 관점
어제 시장은 사상 여섯 번째 서킷브레이커를 봤다. 코스피는 −5.35%(7,246),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앞세운 반도체가 낙폭의 74%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 급락의 정체는 실적이 아니다. 대신증권 집계로 코스피 12개월 선행 EPS는 폭락하는 동안 오히려 1,174p로 올라섰고, 그 결과 선행 PER은 6.17배— 2008년 금융위기 저점(6.27배)보다도 낮다. 메리츠는 이를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흐름”이라 못박았다. 급락은 반도체 쏠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청산, 외국인·국민연금 매도가 겹친 수급 충격이었다.
시장이 진짜로 묻는 건 하나다. ‘반도체가 고점인가?’오늘 나온 KB의 탑다운 리포트는 이 질문 자체가 틀렸다고 답한다. 이익‘증가율’은 기저효과의 함정이라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9월과 2017년 8월 EPS 증가율이 고점을 찍었지만, 실제 주가 고점은 그로부터 각각 10개월·9개월 뒤에 나왔다. 증가율은 꺾여도 이익 자체는 계속 늘었기 때문이다. 더 믿을 지표는 이익 ‘률’(마진)이고, 그 정점은 애널리스트 추정 기준 올해 4분기다. 지금은 고점이 아니라 조정을 비중확대 기회로 볼 자리라는 결론이다.
그 논리에 촉매를 붙인 게 SK하이닉스의 나스닥 ADS 상장이다. 신주 1,779만 주를 기초로 공모 약 280억 달러(43조 원) — 사상 최대 규모 외국기업 공모다. 신한증권은 선행 PER 7.4배로, 미국 경쟁사 마이크론(9.4배)보다 싸다는 점을 강조했다. 초과청약이 몰렸고, 이게 오늘 장 초반 코스피를 7,543까지 끌어올렸다. 다만 오후 이란혁명수비대의 미군기지 타격 소식에 지수는 7,063까지 밀렸다가 다시 반등 마감했다 — 하루 변동 폭이 480p였다.
남은 변수는 수급의 두 주체다. 국민연금은 메리츠 추정으로 국내주식 비중이 어제 종가 기준 26.3%까지 내려와 허용범위(28.8%) 안으로 들어왔다 — 기계적 매도 압력은 사실상 끝나간다. 문제는 외국인이다. 이들은 반도체를 여전히 통상적 경기 사이클로 보고, 이익 증가율이 정점을 찍기 전에 판다. 오늘 외국인이 14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지만(삼성전자는 팔고 SK하이닉스를 담았다), 진짜 복귀는 ‘이번 메모리 사이클은 과거와 다르다’는 공감대가 서야 가능하다. 그 공감대의 지적 토대를 오늘 미래에셋이 제시했다 — AI의 돈이 ‘가장 똑똑한 모델’에서 ‘값싼 지능의 대량 배포(추론)’로 이동하고 있고, 그 추론 폭발이 곧 메모리 수요라는 것이다.
시장·매크로
오늘의 지정학 변수는 다시 중동이었다. 어제(7/8)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3척(카타르 LNG선·유조선 2척)을 피격하자 미국이 이란 군기지와 고속정 80척을 공습했고, 이란은 미군기지에 85발로 반격하며 전면전 위기로 번졌다. 미국은 이란산 원유의 제재 면제를 철회하고 7월 17일을 거래 청산 시한으로 지정했다 — 해상 재고 6,300만 배럴이 거래 불가가 된다. WTI는 72달러대로 뛰었다.
그러나 국내 전략팀들은 이 노이즈에 지수가 무너질 자리가 아니라고 본다. 대신증권은 3분기 중 26년 코스피 타깃 11,500p를 유지하며, 다음 주(7/14) 미국 6월 CPI 둔화(3.92% 예상, 5월 4.2% 대비)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봤다. 반도체를 뺀 2분기 실적 시즌의 고른 개선이 쏠림을 완화하는 상승 동력이라는 판단이다. 한 가지 부담은 금리다. 시장금리(국고채 3년)가 연초 대비 80bp 올랐고, 7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 성장주엔 역풍이지만, 뒤에서 보듯 은행·보험엔 순풍이다.
산업·섹터
반도체 — ‘고점 공포’의 해부
KB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 420만 원(현재가 207.6만)을 유지하며 “아직 정상은 멀었다”고 못박았다. 근거는 공급이다 — 2027년 D램·낸드 웨이퍼 생산능력 증가는 각각 +7%·+4%에 그치는 반면 수요는 +17%·+19%로, 공급 부족이 올해보다 심화된다. 2027년 HBM 가격은 전년 대비 +100% 이상 오른다는 전망이다. 2분기 추정 영업이익만 69조 원(+649% YoY). 회사의 2026·2027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290조·468조 원인데도 12개월 선행 PER은 4.5배에 불과하다.
같은 그림을 소재·부품에서 확인시켜 준 개별 리포트가 둘 나왔다. 하나증권은 에이직랜드(445090)를 두고 “하이닉스가 선택한 eSSD 컨트롤러 파트너”라 평가했다 — SK하이닉스와 차세대 eSSD 컨트롤러 설계 계약(319억 원, 2025년 매출의 43.7%)을 6/29 공식화했고 2028년 양산이 목표다. AI 서버발 eSSD 수요는 이번 분기 상위 5개사 합산 매출이 사상 최대(184.6억 달러, +86% QoQ)를 찍었다.
AI 기판 밸류체인 — 동박에서 시작되는 병목
AI 서버 메인보드는 동박 → CCL → 다층기판( MLB) → 엔비디아 같은 고객사로 이어지는 사슬이다. SK증권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를 매수·목표가 6만 원(현재가 3.2만)으로 제시하며 “2027년 회로박 쇼티지(공급부족)”를 경고했다 — 전량 AI 네트워크 메인보드향으로 배정된다. 사슬의 끝단에선 상상인증권이 이수페타시스(007660)에 매수·목표가 18만 원(현재가 9.18만, 상승여력 96%)을 부여했다. 2분기 매출 3,651억 원(+51% YoY), 영업이익 770억 원(+83%)에 하반기 다중적층 양산 전환이 겹친다. 알파인더가 커버하는 대덕전자·심텍이 속한 바로 그 밸류체인이다.
정유·화학 — 호르무즈 봉쇄가 이익을 장기화한다
KB증권은 화학 업종에 대해 Positive를 유지하며 “호르무즈 2차 봉쇄”를 정면으로 다뤘다. 핵심은 1차 봉쇄(3~6월)와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다 — 이번엔 “이미 재고가 줄어든 상황에서의 실물 부족”이라 가격 상승 순서가 정유 > 화학 > 원유가 된다. 정제마진은 유가가 급락하는 동안 오히려 반등했다. 수혜는 정유 4사(S-Oil·SK이노베이션·GS·HD현대오일뱅크)와 특수화학(이수화학)에 집중된다. 2026년 섹터 전반의 대규모 증익이 예상되는데도 주가는 전고점 대비 −40% 수준이라는 게 리포트의 관전 포인트다.
은행·보험·증권 — 실적·주주환원·금리 3박자
오늘은 2분기 프리뷰가 가장 많이 쏟아진 섹터가 금융이다. NH투자증권은 9개 은행지주 합산 2분기 지배순이익을 6.5조 원(+4.9%)으로 보며, 은행주가 실적·주주환원·금리 상승 세 가지 모두에서 우호적이라 평가했다. 금리가 오르면 NIM이 오르고, 자본시장이 활황이면 계열 증권사의 비이자이익이 는다. Top pick은 KB금융·신한지주로, 하반기 각각 8,100억·7,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예상된다. 보험은 손보 3사 합산 순이익이 +9.2% 개선되고, 7월 시행된 관리급여(도수치료·체외충격파 실손 억제)가 대형사에 연 수백억 원의 보험금 누수 감소를 안겨줄 변수다.
통신 — 비용은 줄고, 데이터센터는 커진다
통신 3사는 지난해 사이버침해 위약금 면제가 마무리되며 경쟁이 안정화 구간에 들어섰고, 동시에 AI 데이터센터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NH의 Top pick은 KT(030200, 매수 TP 8.9만)로, 데이터센터를 2028년까지 1GW로 늘릴 계획이다. SK텔레콤은 5GW 확장과 SK브로드밴드 IDC 분사 가능성이, LG유플러스는 4.5%의 높은 배당수익률이 포인트다.
엔터·소비 — 성수기 진입과 원화 약세 수혜
엔터는 성수기다. NH는 하이브(352820, 매수 TP 33만)를 Top pick으로 꼽으며 BTS 공연 재개와 음원 성장을 근거로 들었다 — 2분기 영업이익 1,624억 원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소비·유통은 원화 약세와 외국인 인바운드가 겹쳐 백화점(신세계·현대백화점) 기존점이 두 자릿수 성장 중이고, 음식료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이 원화 약세의 대표 수혜주로 지목됐다.
깊게 읽을 리포트
주목 종목
이 밖에 오늘은 현대차그룹 전 계열(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오토에버·한온시스템·HL만도) 자동차 2분기 프리뷰와, 조선·방산(삼성중공업·한화오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 화장품(에이피알·실리콘투·달바글로벌), NAVER·카카오, 삼성SDI·LG화학 등 개별 리포트가 다수 발간됐다. (와이즈리포트 일일 다운로드 한도로 세부 목표가는 미수신 — 목표가는 확인된 종목만 게재했다.)
주목 공시
오늘 주요공시 중 커버 대형주의 대규모 자본·계약 이벤트는 없었다. 위 두 건 외에는 에이스토리 공급계약, 미원화학 배당 등 중소형주 위주였다.
한 줄 정리
공포는 증가율을 보고, 기회는 이익률을 본다 — 어제의 폭락은 실적이 아니라 수급이었고, 오늘의 반등은 그 사실을 시장이 다시 세는 과정이다.
내일 볼 것:
- SK하이닉스 나스닥 ADS 첫 거래(7/10) — 미국에서 형성된 가격이 한국 본주로 전이되는지가 외국인 매수 재개의 신호
- 중동(이란) 상황 — 유가 추가 상승 시 환율·금리 연쇄 부담, 반대로 실무협상 재개는 안도 포인트
- 다음 주 미국 6월 CPI(7/14) — 물가 둔화 확인 시 금리·달러 강세에 제동, 지수 반전의 1차 분기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