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기판이 차세대 AI 패키징의 게임체인저’라는 말은 1년째 돌지만, 정작 누가 무엇을 어디까지 하고 있는지는 흐릿하다. 그 흐릿함의 90%는 한 가지를 안 나눠서 생긴다 — 유리를 패키지의 ‘어느 층’에 넣느냐다. 그게 진영을 가르고, 진영이 곧 누구와 붙는지를 정한다. 그래서 이 글은 기술 카탈로그가 아니라 경쟁 지도다.
핵심 답
- 진영 = 유리 넣는 위치. ① 인터포저만 유리로, ② 기판 코어만 유리로, ③ 둘 다(통합) — 셋으로 갈린다.
- 한국이 ② 코어 진영을 장악했다(Absolics·삼성전기·LG이노텍). 양산 1번 주자는 Absolics, 방아쇠는 AMD 인증이다.
- Intel은 한 발 빼는 중(코어 자체 생산을 외주로 전환), 일본·대만은 ① 인터포저로 간다. ‘싹 다 유리’는 별도 회사군이 아니라 모두의 종착점이고, 현시점 가장 근접한 게 Absolics다.
유리를 어디에 넣나 — 세 가지 접근
오늘 AI 가속기 패키지는 (위에서 아래로) 다이·HBM → 인터포저 → 기판 → PCB로 쌓인다. 인터포저는 실리콘, 그 아래 기판 코어는 유기(플라스틱) 소재다. 유리는 이 둘 중 ‘어디를’ 대체하느냐로 길이 갈린다.
색이 칠해진 층이 유리로 바뀐 부분이다. ③ 통합형에선 인터포저 층 자체가 사라지고, 유리 기판이 그 미세배선 기능까지 흡수한다.
풀어 쓰면 이렇다.
- ① 인터포저만 유리 — 다이 밑 실리콘 인터포저(CoWoS의 그 비싼 판)를 유리로 교체. 싸고, 레티클 크기 제약이 풀리고, 휨이 적다. 단 회로를 유리 홈에 새겨야 해 균열 리스크가 크다. → TSMC·Rapidus·삼성전자 AVP.
- ② 코어 기판만 유리 — 인터포저 아래 유기 코어를 TGV(유리 관통전극)로 바꾼다. 큰 패키지의 평탄도·휨이 관건이라 여기가 제일 활발하다. → Intel·삼성전기·Absolics·LG이노텍·DNP·BOE.
- ③ 통합·풀글래스 — 유리 기판이 인터포저의 미세배선 기능까지 흡수해 별도 인터포저를 없애고, 패널 단위로 찍는 종착점. 면적·두께·전력이 다 줄지만 난도는 최상. → Absolics가 가장 명시적, Intel(EMIB 임베딩)·TSMC(CoPoS 패널)가 접근 중.
경쟁 구도 — 누가, 언제, 어디까지
이 진영들에 누가, 언제(양산 목표),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한 장에 올리면 이렇다. 세로축이 곧 위 단면의 ‘유리를 얼마나 쓰나’(아래=인터포저만 → 위=싹 다), 가로축이 양산 시기다.
가로축 → 양산 목표 시기(빠를수록 왼쪽), 세로축 ↑ 유리 적용 범위. 위치는 공개 목표·추정 기준이라 변동이 크다.
지도에서 읽어야 할 네 가지.
- 한국이 ② 코어 진영을 장악했다 — Absolics(SKC)·삼성전기·LG이노텍 셋이 가장 앞선다. 양산 타임라인상 Absolics가 선두(2026 목표, AMD 인증 막바지).
- 삼성은 두 갈래로 동시 진입 — 헷갈리기 쉬운데, 삼성전기(SEMCO)는 코어 기판(②), 삼성전자 AVP는 유리 인터포저(①)다(삼성디스플레이 경유). 다른 제품, 다른 고객, 다른 진영.
- Intel은 사실상 한 발 빼는 중 — 2023년 ‘우리가 다 만든다’였는데, 2025년 중반 유리 코어 자체 생산을 외주로 전환했다(EMIB 임베딩만 자기 차별화). 데모는 계속하지만 톤이 후퇴했다.
- 일본·대만은 인터포저 쪽 — TSMC(CoPoS 패널)·Rapidus는 실리콘 인터포저를 유리로 바꾸는 데 집중하고, 기판 코어는 건드리지 않는다.
플레이어 상세
당신이 떠올릴 7곳 + 빠지기 쉬운 핵심(삼성전자 AVP·BOE)을 더해 정리했다.
| 기업 | 국가 | 진영 | 양산 목표 | 유리 형태·특징 | 핵심 고객·파트너 |
|---|---|---|---|---|---|
| Absolics (SKC) | 美·韓 | ③통합/②코어 | 2026(목표) | 패널 510×515 · 컴포넌트 임베딩·인터포저 제거 지향 | AMD(인증 막바지)·AWS(보류)·Applied Materials(JV) |
| 삼성전기 (SEMCO) | 韓 | ②코어(TGV) | ~2027 H2 | 세종 파일럿 · ’26.2 사업화 조직 이관 | Broadcom(평가)·Sumitomo화학(JV) |
| 삼성전자 AVP | 韓 | ①인터포저 | ~2028 | 소형 유리 인터포저 · 삼성디스플레이 기술 | (파운드리 내재화) |
| LG이노텍 | 韓 | ②코어 | 목표(’27~28) | Corning 공동연구 · LPKF 라인 | Corning(소재) |
| Intel | 美 | ②코어+EMIB | ~2026→2030 | EMIB+글래스코어 데모(’26.1) · 코어 외주화 | 3DGS(인도 팹)·외부 코어벤더 |
| TSMC | 臺 | ①인터포저(패널) | 2028~2029 | CoPoS 310mm 패널 · Si 인터포저→유리 | (자체) |
| Rapidus | 日 | ①인터포저 | ~2028 | 600mm 단일 패널 인터포저 | IBM·DNP |
| DNP | 日 | ②코어(TGV) | FY2028 | Kuki 파일럿(’25.12)·샘플(’26초) | Rapidus |
| BOE | 中 | ②코어 | 2027(목표) | 후발 진입(’25.12) | — |
주목 3사 — 가장 강하거나 가장 빠른
아홉 곳을 다 좇을 순 없으니, ‘가장 경쟁력 있거나(OR) 상용화가 가장 빠른’ 곳으로 좁히면 셋이 남는다 — Absolics(SKC)·삼성전기·TSMC. 단 셋은 같은 제품으로 붙지 않는다 — TSMC는 칩 바로 밑 인터포저를, Absolics·삼성전기는 그 아래 받침판(코어)을 유리로 바꾼다. 다른 층이라 한 패키지 안에 공존도 가능하다.
투자 가능한 순수 플레이는 SKC(011790)·삼성전기(009150) 둘 — OR의 교집합(둘 다 충족)이자 한국 순수 노출이다. TSMC는 반도체 패키징 절대강자지만 유리 비중이 희석된다.
기술은 어디까지 풀렸나 — 도입 로드맵
유리를 어느 층에 넣느냐에 따라 도입 시점이 갈린다. 핵심은 덜 바꾸는 게 먼저 — 받침판(코어)만 바꾸면 기존 공정을 거의 그대로 쓰니 2026~27로 가장 빠르고, 인터포저는 배선을 실리콘만큼 가늘게(RDL 선폭) 만드는 게 관문이라 2028~29, 둘 다 통합하는 건 휨(워피지)이 커져 2030+다.
누가 양산에 가까운가 — 세그먼트별 근접도
그럼 각 세그먼트 안에서 누가 양산 문턱에 가장 가까운가. 먼저 ② 코어(가장 먼저 도입):
그리고 TSMC가 속한 ① 인터포저 필드 — 반도체 패키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강자다. 단 이 층은 코어보다 ~2년 늦게 도입되니, 막대는 같은 필드 안에서만 비교해야 한다.
왜 일본·대만은 인터포저, 한국은 코어인가
그런데 왜 일본·대만은 인터포저로, 한국은 코어로 갈렸을까. 기술 취향이 아니다 — 각자 이미 가진 자산이 향하는 층 + 자기 사업을 안 깨려는 본능이 정했다.
- 인터포저 = 파운드리·디스플레이 자산의 자연스러운 연장. 유리 인터포저를 큰 유리판(패널)에 만드는 건 디스플레이 패널을 유리에 찍는 일과 거의 같은 공정이라, 대만·일본 패널업체가 놀고 있는 디스플레이 팹·유리 노하우를 그대로 재활용한다. TSMC는 이미 인터포저를 만들던 회사(CoWoS의 실리콘 인터포저)라, 유리 인터포저는 그 사업의 진화일 뿐 새 진입이 아니다. 받침판(기판)은 안 만드니 코어를 할 이유가 없다.
- 코어(받침판)는 ‘기판 회사’의 영역인데, 일본 챔피언은 유기를 방어 중. 유리 코어는 유기 ABF 받침판을 대체하는 FC-BGA 기판 사업이다. 세계 1·2위 이비덴·신코는 자기 캐시카우(유기)를 스스로 깨기 싫어 글래스 대신 유기 증설에 베팅한다 — 전형적 이해상충. 반대로 한국은 잃을 유기 유산이 적고, Absolics는 유산 없는 신생이라 코어로 점프한다.
- 그래서 한국의 코어 우위는 구조적으로 끈끈하다. 코어에서 한국을 위협할 체급(이비덴·신코)이 이해상충으로 못 덤비니, 코어 경쟁은 사실상 Absolics vs 삼성전기 + 발 빼는 Intel로 좁아진다. ‘코어=한국 / 인터포저=TSMC’ 2층 구조는 기술뿐 아니라 각자 밥줄 구조 때문에 잘 안 무너지는 분할이다.
공급망 — 곡괭이와 삽
경쟁사들 뒤도 봐야 큰 그림이 닫힌다. 누가 유리를 대고, 누가 장비를 깔고, 누가 위협받고, 누가 수요를 끄는가.
소재(Corning 등)와 장비(LPKF·Applied Materials)는 진영을 안 가리고 다 판다 — 전형적인 ‘곡괭이·삽’ 포지션이다. 특히 Applied Materials는 Absolics 지분을 들고 있다. 반대로 일본 ABF 기판 강자들(Ibiden·Shinko)은 유리로 갈아타기보다 기존 사업 방어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래서 뭘 봐야 하나
- 양산 최선두 = Absolics(SKC). 2026 목표에 AMD 인증이 방아쇠. 삼성전기(Broadcom·2027)와 함께 한국 코어 양강 — 사실상 글로벌 선두권이다.
- 진짜 트리거는 ‘고객 인증’. 기술 데모가 아니라 ‘누가 누구 걸 양산에 넣느냐’가 주가를 움직인다. AMD· Broadcom·AWS의 인증 진척이 1순위 관전 포인트.
- ‘싹 다 유리(③)’는 종착점이지 현재가 아니다. 패널레벨에서 인터포저가 사라지는 방향으로 다수가 수렴 중이고, 실물로 가장 근접한 게 Absolics다.
- 제로섬이 아니라 2층 구조다. 한국이 받침판(코어)을, TSMC가 최선단 인터포저를 나눠 가질 공산이 크다 — 한 패키지에 ‘유리 코어 + 유리 인터포저’가 함께 들어갈 수 있어서다. ‘한국 코어 vs TSMC’가 아니라 ‘코어=한국, 인터포저=TSMC’로 읽는 게 맞다.
- 타임라인은 전부 목표·추정이다. 이 바닥의 2027~2030 창은 이미 한 번씩 밀렸고 또 밀릴 수 있다.
- 근거가 약한 항목(단일 출처·재검증 필요): Unimicron–Corning 30% 지분, 삼성전기–Apple 샘플설, BOE·LG이노텍의 정확한 양산연도, Absolics의 유리 원장(原板) 공급사는 미공개(Corning이라 단정 불가). AWS는 인증을 무기한 보류한 상태.
- Nvidia·Google은 ‘유력 잠재고객’이지 아직 특정 공급사를 인증하는 단계가 아니다(수요 견인 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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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C(011790) 기업분석 — Absolics를 ‘적자 본업 위에 얹힌 유리기판 옵션’으로 본 단일 종목 리포트. 이 글의 ② 코어 진영 선두를 종목 관점에서 깊게 판다.
- 삼성전기(009150)·LG이노텍 등 개별 기업분석은 기업분석에서.